더 플러스 - 1% 부의 시크릿을 더하는 17가지 법칙
조성희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의 부의 시크릿을 더하는 17가지의 법칙

저자는 마인드스쿨 대표로, 여러 강의를 통해 사람들에게 마인드 파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여는 순간, 돈의 에너지가 바뀐다는 말이 궁금했다. 저자는 힘든 시기에 옥탑방에 이사를 가고, 5년 후에는 꼭 자신만의 집을 사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5년이 지난 2016년, 스스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책 표지는 띠지처럼 커버를 분리할 수 있었다. 커버에 금박도 있어서 더 고급져보인다.

답답한 마음에 해답을 얻으려고 찾아간 그곳에서 들었던 이 말이 아주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심판의 날 심판장에게 "너는 어떻게 해서든 지옥! 앞으로 뭘해도 지옥!"이라는 판정을 받은 셈이니, 이 이상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나도 이런 미신을 잘 믿는 편이다. 타로점, 사주, 오늘의 운세, 꿈 등등. 시험을 칠 때 혹은 면접보러 갈 때 꼭 오늘의 운세를 검색해보고 가는 편이다. 좋은 게 나오면 기분도 좋고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지만, 운세가 나쁘면 기분도 안 좋고 결과도 안 좋게 나오는 것 같았다. 요새도 이런 운세를 곧잘 검색해보고 하는 편이지만, 안 좋은 게 나오면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운세는 정말 재미로 보는 것이지만 사실 꿈은 정말 신기할 때가 있다. 그래서 꿈에 의지할 때도 있었다. 요새는 또 잘 안 꾸지만.

 

어릴 때 형성된 습관들, 생각의 틀이나 개념을 '패러다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조건화된 패러다임이 당신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재정적인 생활, 사회적인 관계 등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이다!

미래를 바꾸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또 이런 말이 있다. 미래는 바꾸라고 있는 것이다. 나도 막연하게 미래는 불안정하고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고 있는다면 정말 달라지는 게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스스로가 생각하고 움직인다면 미래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미래는 없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미래는 내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내 인생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되자. 나는 그럴만한 무한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내가 나를 그렇게 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

자신이 남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면, 자만해질 수도 있다. 지나친 자만은 화를 불러오기 쉽다. 하지만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당연히 동의한다. 자신만의 인생이니까. 그럴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까. 나를 이렇게 챙기지 않으면 누가 날 챙겨주겠어? 그러니 자신을 힘들게 하고 까내리는 사람과는 상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의 인생이란 영화에 그런 악역 엑스트라는 필요 없다.

내일은 없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적고, 바로 들이대고 저질러야 한다.

오늘은 왜인지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또 그런 욕구가 들었지만. 소설을 과도하게 열심히 읽느라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우물쭈물하다간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든다. 때로는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또 우울감이 들기도 한다. 유독 걷기 싫고 씻기 싫고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 하고 싶다는 의욕이 들지 않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SNS에서 우연히 본 말이 있다. 머리 감기가 싫을 정도로 귀찮다면,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만지다 샤워기를 냅다 들어 머리에 물을 뿌리라는 것이다. 그럼 당장 핸드폰을 내려놓고 샤워를 해야 할테니 말이다. 황당하지만 정말 들이대고 저질러야 한다는 말처럼. 씻고 나면 기분은 한결 나아질테니.

부자가 되는 방법은 사실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딱딱한 경제책같이 느껴졌지만 책을 펼치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한 편의 성장 스토리를 본 기분. 어디서 쉽게 들을 수 없는 말. 솔직히,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말인데 이런 말 쉽게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강의 한 편을 감상한 것 같아 깨달은 것도 많았다. 그냥 부자가 되는 법이 아니라,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인생 상담을 해주는 책인 것 같다. 이건 그냥 좋았던 점인데 문단도 잘 나눠져있고, 중간중간 빨간 글씨로 보기 쉽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줘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전히 난, 행복하려고 - 세계여행 감성에세이
조유일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13일간 6대륙 55개국을 여행한 어느 평범한 청년의 기록

저자는 세계를 여행하는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하는지 궁금증이 생겨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매일 기록을 해 약 400개의 일기, 900개의 메모, 10000장의 사진 등 다양한 기록의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히말라야 트레킹, 유럽일주 등등 수많은 곳에서 일어났던 일, 감정 등을 책에 녹여냈다. 그곳에서 있었던 일, 그날의 감정, 사진 등 내가 그곳을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행의 낱과 말을 통해 느끼게 된 나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 흐릿한 환상과 밋밋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을 그저 평범한 여행의 낯. 이 책의 낱말들로 뜻을 가진 가장 작은 여행의 덩어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 나 역시 홀로 쓰일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가 될 수 있길 바랐다.

여행의 순기능.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여행. 부끄럽지만 후회가 되는 여행도 분명 있었다. 그런 여행은 한껏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나를 보게 한다. 좋은 일이 있었든, 나쁜 일이 있었든 그걸 계기 삼아 발전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혼자 의기양양해서 착각했던 것들에 다른 이유가 있었지 않았을까. 넓은 세상을 여행하면서 어쩐지 나만의 좁은 세상에서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내 안의 세상은 커 보였어도 되돌아봐야 할 순간들로 넘쳐흘렀던, 생각보다는 작은 세상이었다.

내 여행의 재미는 '더 넓은 세상을 보는 것'이다. 한국에 살면서 몰랐던 것, 그 나라의 문화 등을 접하면 내가 정말 부족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해 더 나은 내가 되는 것. 내가 항상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그래서 여행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내가 뭐라고', 혹은 '걔가 뭐라고' 이다. 내가 뭐라고 남을 지적하고 판단할 수 있을까? 걔가 뭐라고 나를, 남을 지적하고 판단할 수 있을까? 세상은 넓고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는데 내가 뭐라고! 걔가 뭐라고! 이 자세가 모두를 공평하게 볼 수 있는 시선을 선물해준 것 같다.

하지만 불안과 행운과 달리 그들이 가진 재능이 있었으니, 바로 어려움조차 즐겁게 승화시킬 줄 아는 긍정적인 태도였다. 어려움이 생겨도 불평하지 않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호탕하게 웃어넘길 줄 알았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나도 웃음이 많아지고 즐거워졌다.

그들에게 다가온 모든 일상을 행복으로 바꿀 줄 아는 특별한 능력이었다.

나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어려움에 무력감을 느낄 때가 훨씬 많다. 어려워서 힘들어서 불평하고 정말 힘들어한다. 이 글을 읽고 내 태도를 돌아보니 좀 더 긍정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모두가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없으니. 저런 친구가 주변에 있으면 때론 든든할 것 같다. 몇년 전에 갔던 패키지 여행이 기억난다. 나랑 동갑이었던 친구였는데 정말 긍정적이고 유쾌해서 여행 내내 모두가 즐거워했었다.

세계 곳곳의 사진도 함께 있어서 사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런 여행책의 묘미는 사진이 아니겠나. 푸른 하늘이 정말 예쁜 것 같다. 특히 이 출판사 하모니북에서 여행 에세이를 많이 출간했는데 여행 에세이가 읽고 싶으신 분들은 하모니북의 시리즈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하모니북 출판사의 책을 3권이나 읽어봤는데 다 너무 만족스러워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펠탑의 불빛이 반짝일 때
김용재 지음 / 절동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QUAND LES LUMIERES DE LA TOUR EIFFEL SCINTILLENT

프랑스어는 '에펠탑의 불빛이 반짝일 때'라는 뜻이다. 저자는 몇년 전 회사를 관두고 1인 출판사를 만들었다. 다양한 일을 하고 유럽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며 책을 쓰고 있다. 책의 색감과 디자인이 정말 예뻐서 눈에 띄었다. 작가 소개가 없고 목차도 없어서 처음엔 혼란스러웠는데 불편하진 않았다. 스토리는 남자와 여자의 시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화같은 소설 이야기. 다만 책을 완전히 펼쳐야 안에 글자까지 보여서 그 점은 아쉬웠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근처 상점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구매했다. 곧장 들어온 뒤에는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와인을 꺼냈다. 그렇게 파리의 두 번째 밤은 깊어져 갔다.

낭만과 현실 그 사이의 경계의 어디쯤에서.

낭만과 현실이라는 단어가 좋다. 낭만이 가득. 몇년 전 싱가포르 갔을 때가 기억난다. 첫 해외여행에 설레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 내가 지금 싱가포르에 있는건가? 마음이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현실같지 않은데 내 눈 앞에 펼쳐진 현실. 그때 처음 낭만과 현실의 경계를 경험한 것 같다. 당시에는 현실이었지만, 지금은 낭만인. 파리에 다녀온 사람은 낭만을 2배로 느낄 수 있을지도. 나도 파리에 다녀왔어서 선선했던 그때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책이 더 재밌었다.


무심코 집어 들어 펼쳐지는 페이지를 읽어 내려갔다. 한 페이지를 다 읽고 난 뒤에는 책의 맨 앞 페이지로 돌아와 다시금 글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 접하는 책이었음에도 익숙하게만 느껴졌다.

파리에서 만난 남녀가 함께 여행을 한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와, 남자는 이 이야기를 책으로 적고, 여자는 서점에서 그 책을 우연히 보게 된다. 정말 낭만같은 사랑 이야기. 가볍게 읽기에도 자신의 사랑을 생각하기에도 좋은 이야기였다. 나도 이런 낭만적인 사랑을 해보고 싶게 만드는 사랑 이야기. 여행 못가는 지금, 대리만족 제대로 했다.


사진도 많아서 정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 이렇게 예쁜 사진을 보니, 여행가서 유명한 곳 사진만 찍어온 게 아쉬워진다. 물론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그때의 분위기를 담을 수 있는 사진 몇장을 더 찍었더라면! 책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대화 따옴표가 없다는 것. 그래도 읽어나가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작가 소개 없애기, 목차 없애기, 대화 따옴표 없애기! 신선해서 더 실화 같았고 즐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티끌 모아 티끌처럼 살기
김현우 지음, 무지 그림 / 화수분제작소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티끌 모아 티끌처럼 살기

어쩌다 보니 프리랜서가 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삶을 계속 살아도 될까? 하는 궁금증으로 30대 여성 프리랜서 8명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독립출판, 화가, 작가, 활동가, 연구자 등등 티끌 모아 티끌처럼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어떤 인터뷰를 했을지 궁금했다. 프리랜서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이야기들, 혹은 그들의 사소한 일상 이야기까지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미대에 갔을 뿐인데 미술 분야는 생각보다 복잡했어요. 이것저것 알고 나니까 좀 어렵고, '내가 하고 싶은 건 이런 게 아닌 것 같은데, 작가가 되려면 요즘은 이렇게 해야 하나' 싶어 방황하다가 그만뒀어요.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고 잘하는 것만 하고 싶다. 좋아하는 걸 잘 하고 싶고 잘 하는 걸 좋아하고 싶다. 취업을 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걸 해야 할지 잘하는 걸 해야 할지 고민이 될 것 같다. 좋아하는 걸 하기엔 경제적 어려움이나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할 것 같고, 잘하는 걸 하기엔 좋아하는 게 눈이 밟힐 것 같다. 그래서 난 내가 좋아하는 걸 잘했으면 좋겠다.


요새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오전에 운동을 해요. 그게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이거든요.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가요. 거기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2,3킬로미터 달리기를 해요. 그리고 다시 자전거 타고 집에 와서 요가하면 딱 세 시간이에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에요. 이걸 한 달째 하고 있는데, 나 자신을 위해 살고 있다는 기쁨을 느껴요. 정말 너무 좋아요.

사람들이 꼭 하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운동. 시간이 남아돌아도 운동은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3시간씩이나 자신을 위해 운동을 하다니. 30분 하는 것도 힘들고 난 3분하는 것도 힘들다. 하더라도 3일을 못넘기는 정말 작심삼일. 나도 매일 다짐한다. 내일은 꼭 스트레칭이라도! 운동! 홈트! 그리고 다짐만 한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도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정말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부터 진짜 운동한다. 진짜.


이런 일상 이야기, 현실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프리랜서를 쉽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깨달음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리랜서 그냥 하면 되겠지' 생각했던 사람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리랜서는 주로 이런 생각을 하구나, 이런 일을 하구나, 이런 삶을 살았구나 등 정말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신이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가볍게 다가오기도 무겁게 다가오기도 할 것 같다.


이건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정말 답답함을 느끼지만, 완성이 될 때. 보람을 느끼고 길이 보이는 기분이다. 막막한 백지를 들고 있다 목차가 정해지는 기분. 그럼 이제 다시 차근차근 해나간다. 나도 하루만에 열심히 해서 완성하는 것은 없다. 과제든 글이든, 쉽든 어렵든 정말 최소 일주일 이상은 붙잡고 있는 것 같다. 하루는 계획을 세우고 하루는 목차를 세우고 목차를 하루하루 채워나간다. 어려움을 느끼면 중간은 비우고 마무리 부분을 손보기도, 하루는 포기하기도, 하루는 전체를 다시 보기도 한다. 그렇게 야금야금 내 백지를 채워나간다. 그리고 완성이 됐을 때, 만족한다면 그때 정말 기쁜 것 같다.

꼭 프리랜서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학생이든 취업준비생이든 직장인이든 뭐든 모두들 공감하기 쉬운 일상 이야기, 일 이야기 등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命의 소모 - 우울을 삼키는 글
이나연 지음 / 메이킹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울을 삼키는 글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 소개가 없었다는 것이다. 작가 소개나 작가의 말 등 작가의 이야기가 없어서 신선했다. 온전히 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나중에 인터넷 책정보에서 찾아보니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고, 글 모임에서 글을 적고 있다고 한다. 우울을 삼키는 글. 나도 때때로 우울을 삼키며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풀어놓고는 한다. 자신의 감정을 적어내려 가는 것만으로도 이 감정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어떻게 우울을 삼켰을지. 담담하게 읽어나가기 좋은 책인 것 같다.



생각이 범람하여 질식할 것 같은 날이 있습니다. 생각은 파도처럼 밀려와 제 발치를 두드리는데, 발을 뗄 생각조차 없습니다. 눈을 감고, 숨을 참으면 꼭 우울의 근원에 도달할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울음이 터져 참을 수 없는 날에는 차라리 내가 세상에 없길 기도합니다. 하루는 또 이어지겠죠.


한 걱정이 들기 시작하면 그 생각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 끝까지 나를 쫓아와 괴롭히고 다시 생각나게 한다. 내 우울은 손에서 시작해 심장에서 멈춘다. 손이 떨리면 심장에게 전해지고 심장은 그 감정에서 달아나고픈 듯 달려간다. 무섭다. 내 우울의 감정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이 문득 느껴지면 그날이 바로 내 생각이 범람하는 날이다. 의도적으로 벗어나려 몸부림친다. 울음은 모두가 잠든 새벽이 되어서야 터진다. 내 우울은 남모르게 숨어있다 새벽이 되면 떳떳해진다.



기분은 하늘을 뚫을 것처럼 올라가다가 미친 듯이 추락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괴물이 된 기분이야. 마냥 좋은 사람도 아니고 또 나쁜 사람도 아니야. 이런 내가 싫어, 나는. 타인과 함께면 애써 밝은 사람인 것처럼 웃고 떠드는 것도 힘들지만 집에 돌아와서 혼자 우는 것도 힘들어. 마음도 공허한데 내가 존재하고 숨을 쉬는 이 집도 공허하니까.


며칠 전에도 적었지만 모두에게 완벽한 사람이기는 어렵다. 내 글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가면을 쓰고 하루를 살아내고 가면을 벗는다. 모두에게 완벽할 사람일 필요 없다. 하지만 알고 있다. 알고 있음에도 내려 놓기가 어렵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래서 전하는 게 위로의 말밖에 없다. 오늘 내 우울의 형태는 어땠는가. 우울과 친해지자. 슬픔 다음의 감정은 희망, 희망 다음의 감정은 기쁨이다. 슬픔이 없으면 기쁨도 없다. 슬픔은, 기쁨을 만나러 가기 위한 과정이다. (갑자기 인사이드 아웃 생각난다)




좀먹어 버린 기억을, 마음을 되찾으려 많은 밤을 달렸다고. 그땐 선명하게 색이 존재했었는데, 이제 와 돌이켜 보니 온통 회색이었다. 그 기억이 조금 더 행복을 담았으면 하는 마음에. 바람이 잘 드는 곳에 두었더니 빛이 바랬다. 손끝으로 애써 선을 이으려 해도 삐뚤기만 했다.


끊임없이 달렸지만, 뒤돌아봤을 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면. 푸른 빛인 줄 알았는데 회색 빛이었다면, 난 어떤 마음이 들까. 크게 채우려는 마음은 삐뚤다. 작게 채우려는 마음은 불안하다. 내 마음이 커졌으면. 내가 더 대단한 사람이 되었으면.

난 이런 우울을 함께 느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면 함께 우울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렇게 담담하게 풀어놓는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함께 우울을 느낀 사람은 분명 다시 우울을 이겨내고 내일을 또 살아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오늘도 수고했다. 고생많았다. 때로는 벽에다 얘기하는 것처럼 답답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막막하고. 외로운 하루를 보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 열심히 살았을 거야. 우리 인생에게 위로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