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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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에 실린 6편의 단편중 '빵가게 재습격'이 수작인거 같다. 나머지 5편은 범작이라 할까? 읽고 난 뒤에는 늘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기 때문이다. 묘연하기만 심리상태, 이해하기 힘든 주변의 일들, 설명되지 않을수록 짐짓 이해하려 하지만 어느새 싱겁게 끝나는 결말, 공허하고 허하다. 그것이 독자들에게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를 더 파고들게 만드는 장치일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읽고나면 남는 기분이 없다. 하루키의 작품들은 괜한 허무만을 주는 소설로 여기는게 이런 스토리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빵가게 재습격'은 그나마 뿌듯하게 느꼈다. 빵을 훔친 확실함과 스토리 전개가 명확해서 좋았다. 빵가게 주인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왜 되레 그들이 충격받는지 그 때문에 왜 배가 허기져 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부부가 다시 패스트푸드점을 털려갔을때 직원들의 적지않은 당혹함이란... 언젠가 직원들도 빵가게 주인이나 부부처럼 되리라는 암시까지... 재미있는 결말이었다. 왜 사람들은 타인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상식에 벗어나는) 놀라워하며 긴 여운과 깊은 인상으로 각인되는지 이해될 수 있었다. 첫번째 단편은 완벽했으나 나머지 다섯편은 극적인 구조없이 평범하게 끝나서 조금은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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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스테판 M. 폴란 지음, 조영희 옮김 / 명진출판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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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PART 1을 읽으면 저자가 무얼 바라는지 주문사항이 담겨있으며 PART 2에서는 실천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의 절반부분 PART 1만 읽으면 될 거 같다. 나머지 절반에 소개한 방법들은 보편적이면서도 한정된 정보로 나열되어 있다. 참고수준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2막의 장애물 나이,돈,시간,외모,지지,간판,타이밍,자긍심들을 걸러내라고 한다. 편견과 고정관념에 벗어나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변화보다는 사회적인, 외적인 환경에 대한 변화를 주문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의 그릇된 주장은 자신의 열정과 꿈을 위해선 그러한 사회적인 요인에 대해 적당히 무시해도 상관없으며, 대수롭게 여기지 말라는 충고들이다. 마흔 몇 살에 아이를 낳고 대학에 다닐 수 있으며, 70살에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일련의 예를 들었다. 과연 그러한 일들이 의지만으로 가능하리라 믿을 수 있겠는가? 꿈을 위해 그러한 도전을 주저할일이 아니라면 이 세상엔 차별과 편견 없는 사회로 만들어져도 벌써 남을 일이다.

'~하라 ~해라'식의 강조형 문구가 일색인 책의 단점은 일방적인 주입식 흐름에 있다. 2막출발에 대한 가르침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며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이 잘못됐다. 보편성이 오히려 독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무시될 수도 있다는 거다. 당장의 위안은 줄수 있다. 그러나 너무 '~하라 ~해라'의 과도한 열성적인 메시지에 짓눌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너무 귀담아 들었다가 결국 자신의 초라함과 허탈감에 이어질 수 있다. 자기계발에 관한 책들은 양심껏 읽으며 적당한 선을 그어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신의 발전에 토대를 마련하는데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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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영혼 - 사람과 동물 간의 사랑, 기적같은 치유이야기
앨런 쇼엔 지음, 이충호 옮김, 남치주 감수 / 에피소드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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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과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게 하는 놀라운 책이다. 이 말이 와 닿았다.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니라 '동물친구'라 부르는 것. 삶의 동반자, 영혼의 교류를 나누는 유대감을 나눌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내게 주었다. 동물이나 인간이나 똑같은 감정과 같은 무게의 영혼이 있다는 것. 치유와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사이로 발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자연과 생명애의 출발은 가까운 곳부터 시작된다는 것도 알았다. 수의과 의사인 저자가 침술, 한약을 다루어서인지 동양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 이채로웠다. 그리고 오랜 경력만큼이나 동물에 관한 깊은 애정 또한 남다른걸 알수 있다.

난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실루엣의 배경으로 개와 사람이 마주 앉아 있는 모습하며 '닮은꼴 영혼'제목이 그 사이에 조화롭게 배치되어 책의 핵심사상을 잘 전달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개와 고양이가 하는 짓이 꼭 사람인척 행동하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모습은 달라도 서로 닮은데가 있지 않아서 인가 생각해본다. 동물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지 알고 싶다면...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친구를 기르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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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대로 살아라 - 이시형 뒤집어 생각하기 10
이시형 지음 / 풀잎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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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이 말하기를 내성적이라 함은 열등감과 거의 동일시되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자료와 설문을 통해서 드러난 사실은 내향적인 한국사람들이 많으며 이것으로 인해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사실을 제대로 짚어내며 오해를 풀고 있다. 책의 중심내용은 어떤 기준으로 성격의 우열을 잴 수 없다. 서로 장단점이 있으며 보완될 수 있는 성향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노라면 외향적인 성격은 형편없이 깎아내리며 마치 덜떨어진 성격으로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힘과 기를 불어주기 위함이다. '아니 좋은 점이 그렇게 많단말야'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성격의 편견을 버리게 한다.

마지막장에서는 너무나 극내향성을 치우쳐 생기는 병리현상을 얘기했다. 일종의 경고성 문구 같다. 아무리 좋은 약도 입이 쓴 것처럼... 조심하라는 얘기다. 사실 인간의 최적화 된 모습은 상황에 따라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외향, 내향의 성격을 말하며 훌륭한 인격까지 갖추면 금상천하라 한다. 성격은 한순간 바꿀 순 없으되 변화는 서서히 일어난다. 대신 삶을 살아가는 동안 붙게 되는 통찰력, 직관력, 관록이 쌓이면서 자기의 성향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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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범우사상신서 3
에리히 프롬 지음. 방곤,최혁순 옮김 / 범우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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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이분법적이면서 양립되어 있는 두 삶의 방식을 통찰한 책이다. 어쩌면 둘은 따로 떨어질 수 없는 서로 균등하게 살아가야함을 보여주었다. 단 거품이 심한 물질적 소유욕을 줄이고 존재가치를 더 높이자고 말한다. 계량하긴 뭐하지만 3:7정도가 딱 적당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그러나 내 주위를 바라본 현실을 보면 이해를 달리한다. TV,신문,인터넷등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는 것을 보자면 소유적 삶을 부추기는 뉴스거리로 가득차있다. 그런 맹목적인 모습을 보자니 세뇌당하는 기분까지 든다. 인생역전 '로또'가 대표적이고, 정치판에는 매일 억억거리고, 돈 때문에 사람을 해치는 등... 줄줄이 열거하기도 모자란다.

저저가 말한 소유는 일단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기본적인 수준의 정도는 필요하다지만 사람들은 항상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몇 억은 있어야 부자가 되고, 노후가 안정되며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치열한 생존경쟁에 이익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유,존재로의 비율을 따진다면 7:3 8:2 심지어 9:1까지 소유의 가치를 더 부여하지 않나 싶다. 반대로 2:8, 1:9까지 존재가치로써만 산다면 이건 아예 도 닦는 도인으로 살아가야 하나 의심해본다. 소유가 밑바탕에서 든든히 바치고 존재적인 삶을 살고 싶은 의지가 있을거다. 하지만 존재는 밑바닥으로 처박히고 소유만이 위에서 떵떵거리며 살고픈 욕구가 있다. 물질적인 삶, 상상만 해도 달콤함을 준다. 그것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해주리라는 믿음이 있다. 배경 좋은 곳에 차를 마시며 활짝 웃는 멋진 모델의 아파트 광고, 고급 냉장고의 이미지가 세련된 삶을 살수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광고처럼 말이다. 반대로 평범한 사람들이 자잘한 일상의 감동을 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존재적인 희열을 우리에게 준다. 어느 것을 선택하고 싶은가. 에히리 프롬은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가 질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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