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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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이끄는 곳에 기적이 있고 사랑이 있다는 얘기... 그런데 그 말이 내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세상은 신비와 기적으로만 채워진 곳이 아니기 때문일거다. 그것이 책의 감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책의 내용은 훌륭하지만 말이다... 일하고 밥먹고 신경쓸거 많은 우리네 현실에 100% 순수하고 온전히 바칠 수 있는 사랑이 가능하기는 할까? 독실한 종교인이라면 모를까? 이 책은 그 점을 간과한거 같다.

일상생활속에서 부딧치는 갈등은 모두 무시한거 같다.  수도사를 꿈꾸는 남자를 만나서 경치 좋은 곳에서 그와 신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표현한 작품이지만... 그외의 기타 갈등요소는 도외시 한거 같다. 자아속에 또다른 타인에게 벗어나 다른 사람의 입장으로 살아가자는 말은 수긍이 가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한번으로 읽기에 그 심오한 느낌을 이해하기란 어려운거 같았다. 군데 군데 심금을 울리는 멋진 문구들이 많지만... 한꺼번에 소화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것 같다. 나중에 더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일 것 같다. 그 보이지 않는 신으로 무엇을 행복을 달라고 요구하기엔 물질과 그때 그때의 현실이 더 만족감을 주지 않을까 해본다. 인간이 순수한 영혼으로만 이루어진것이 아니기 때문이니까... 아쉽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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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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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흥망성쇠와 소리의 절묘함이 느껴졌다. 가야의 고을마다 제각기 다른 소리들은 금을 타고서 너울댄다. 각자의 소리들은 나라가 기울어지면서 흐트러지고 무너지고 만다. 우륵은 그 모양새를 보고 소리의 덧없음을 깨닫는다. 나라 잃은 설움이 짙게 배인다. 옛부터 살아온 토착민들만 뺏고 뺏끼는 싸움터에서 피와 굶주림, 고통에 휘말린다. 그러한 모습을... 우륵은 파괴되어가는 소리를 담아 신라의 왕앞에서 금을 킨다. 소리의 본질을 모르는 왕앞에서 참담했을 심정을 어떠했을까? 그리고 책 곳곳에 나오는 쇠와 소리의 본질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다. 소리와 몸과 정신 그 사이에서 얼키고 설켜서 파동처럼 울리다가 사라지는게 아닐까 한다.

약간 김훈의 책에서 아쉬운건 '칼의 노래'처럼 여성이 농락되어가는 그의 문체가 껄끄럽긴 했다. 아슬아슬하면서도 그렇다고 퇴폐적이지도 않은 성적인 장면이 자주 나온다. 남성우월속에서 쓰러지는 비련과 순결의 아라와 비화는 좀 백치미스러웠다. 비장감을 이끄게하는 소설석 장치로 이해하며 읽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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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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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종교적 사유가 깊은 책 판타지소설이라 할까? 엔데만의 사상을 상징성과 비유의 방법을 통해 삶의 이런저런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모모'에서 들려준 '시간'이라는 의미와 참뜻을 확실히 알려주었다면 이번 단편집은 한층 고도의 은유로 삶의 진리를 언듯언듯 숨기고 있다. 보여줄 듯 하다 끝나서 독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겨버린다.

첫번째 단편 '긴여행의 목표'는 조금은 냉혹하게 끝나지 않나 싶었다. 주인공 시릴은 그 어떤 따뜻한 것도 다 거부한다. 그를 사랑한 여인마저도... 그래서 조금은 슬픈 이야기이다. 공간3부작이라는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는 기발한 차원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정형화 된 일상의 차원을 변형하고 있다. '미스라임의 동굴'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결말부분에서 더 강렬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자유의 감옥'은 신의 영향력과 자신의 자유의지에 대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길잡이의 전설'은 신비와 기적을 믿는 히어로니무스의 여정을 그린 작품.  암튼 8편의 단편들은 재밌기도 하지만 결코 쉽게 읽을 만한 책이 아니란걸 느낀다. 적당한 무게감이 이 책의 미덕인것 같다. 솔직히 어둑어둑한 책표지는 맘에 들지 않았지만 말이다. 보기만해도 어려운 책으로 비쳐질까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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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남자 - 디카족 홈피족이 열광한 매혹의 디카 Say 행복한 푸드스토리
배민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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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 책을 샀을까? 별나보이는 요리 사진을 보고 나도 따라 해보고 싶어서 일까? 이 책을 사면서 가끔 누군가를 위해 이벤트로 음식을 만들면 어떨까 했다. 단순히 장식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표현하고자 하는 모습을 꾸미는 것. 주제가 있고 그 감정을 음식에 반영하는 설정이 꽤 재미있어보여 덜컥 책을 샀다. 단순히 먹는 맛에서 보고 즐기는 맛이 좋아보였다. 누군가 도시락 선물을 해주고 밥위에 콩으로 하트모양으로 새겨 올려놓는다면 얼마나 재치있을까 해서다. 그래서 그 기술을 나 역시 응용해보고 싶은 충동에서 였는데...

하지만 이 책은 음식을 만드는 정보가 빈약하다. 물론 손쉽게 몇가지 재료로 만들 수 있는것도 있지만 대부분 요리작품을 감상하는 위주로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실용서를 원한다면 차라리 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같은 실속있는 요리책을 사는게 났다. 그리고 이 책의 결정적인 결점이... 수필처럼 담백스러운 것도 아닌것이 거의 신변잡기 수준의 내용이 문제였다. 자신의 연애담을 주저없이 늘어놓는 이야기들뿐... 음식을 보는맛처럼 도데체 글맛은 안났다. 책값이 9,000원이 된다면 그에 걸맞는 더 깊고 다양한 인생살이 체험이 녹아있다면 더 공감이 갔을텐데 말이다. 거의 여자얘기들뿐... 왜그리 밝히시는지... 그런 경박스러움이 싫었다. 물론 자신이 어떻게 정식 조리사가 되고, 존경하는 요리사를 작품에 표현하는 것도 좋았다. 물론 첫만남, 실연을 음식에 모양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글에 필터없이 노출했다는 점이다. 좀 돈을 지불한 것에 대해 아까운 책이지만 이 책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자신만의 재밌고 사연이 담긴 데코레이션을 만드는 것도 좋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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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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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 다케오, 하나코... 이 중심인물들 중에서 리카와 다케오는 답답한 느낌의 캐릭터였다. 물론 8년을 사귀었을테고, 사랑이 식었을테고, 권태가 찾아왔을것이만 너무 지리멸렬했다. 특히 다케오는 영~ 꽝이었다. 리카에게도 하나코에게도 이래저래하지 못한다. 덩치 큰 럭비선수 맞나? 할정도로 소심의 극치를 보여준다. 리카 역시 관찰자입장에서 다케오의 과거, 회상, 지금의 행동만 바라만 볼뿐이다. 하나코가 자신의 영역에 침입했는데도 그 침입에 묻어온 다케오의 흔적에 혼미하게 취하기만 한다.

하나코는 어떨까? 리카, 다케오, 카츠야 등등... 모두가 하노코의 정체모를 매력에 뼈져든다. 정작 하나코는 무관심하다. 그리고 하나코의 내력이나 성장과정이 생략되었다. 왜 정처없이 떠돌기만 하고 무슨 이유로 타인의 마음을 맡기지 않는 걸까? 어렴풋했지만 유추하기가 어려웠다. 무심에 도통, 달변하는듯한 그 매사 매사의 태도... 그러면서 비극적인 결과... 그 이중적인 분열상을 보면서 하나코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힘들었다. 차라리 누군가의 부재에 허덕이는 다케오나 리카의 심정이 오히려 더 이해가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둘의 답답한 행보는 가시처럼 짜증이 났다. 서로 크게 화 한번 내보지도 못하고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안부가 슬슬 눈치와 곁눈질로 변하는 모습이 난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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