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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의 역사
번 벌로 지음, 서석연 옮김 / 까치 / 1992년 6월
평점 :
절판
몇년전 제러미 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을 읽었다.
유러피언 드림이 경제, 사회의 측면에서 유럽의 발전 과정을 서술해 갔다면, 벌로 부부의 매춘의 역사는 경제와 매춘 간의 연관관계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정리하였다.
매춘은 인류의 성비율이 균형을 잃게 되는 전쟁이나, 일부 다처제에 의해서도 성행하지만, 그 원인이라하기엔 차라리 빈곤(빈부격차에 의한 빈곤)이라고 보아야 맞을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보다 활성화되고, 여성의 성에 대한 관념이 보다 자유로워질 때 매춘은 근절될 것이다.
남자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이러한 노동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여성은 성을 제강하게 되는 것이다. 전쟁에 따른 기아, 가족과 사회로 부터의 충분하지 못한 보호 하에서 매춘이 아니고서는 마땅히 살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매춘 여성의 80%는 기회가 생기면 매춘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길 바라며, 18.5%는 매춘에서 헤어날 방법을 체념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는 매춘이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이들의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으며, 억압하고, 핍박하여도 조지 오웰의 [1984]에서와 같은 결과는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으며, 오히려 보다 은밀해지고, 위험해지는 양상을 보여왔다는 것을 이 책은 서술하고 있다.
과거 매춘이 외형적으로 문제시 되는 것은 성병의 퍼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콘돔의 사용으로 이를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며, 또 하나의 문제인 높은 범죄 발생률은 오히려 매춘을 양성화하고 정부 차원의 관리가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식당에서의 호객행위가 법에 의해 금지되고 있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매춘의 호객행위를 금지하고, 극소수 미성년자에 대한 통제만으로 효율적인 관리체제를 구축하여 실질적인 매춘의 문제를 근절할 수 있다.
매춘을 근절할 것이 아니라, 매춘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근절하여야 하는 것이다.
통계청은 지금 이 순간의 직장인의 성비율, 연령비를 지역별로 분류해 낼 수 있지만, 이 결과는 매춘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자료가 누락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를 통계에 포함시키고, 국가의 정책과 제정 수입에 이를 반영하여야 한다.
정상적인 직업인으로서 세부담을 갖고, 수입을 명시하고, 이에 따르는 적절한 법적 보호가 따라야 한다. 모든 직업이 그러하든 매춘 역시 직업의 특수성에 맞는 예외조항들이 만들어지고, 매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줄여나가려는 노력이야말로 정부와 정치인이 행해야 할 행동이다.
매춘 여성들이 천대받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힘이 없기 때문이다. 가족과 국가의 충분한 보호아래에서만이 매춘을 하지 않고는 생계가 불투명한 사람의 비율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성매매 특별법으로 인해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는 그들의 삶에 안정적인 내일이 찾아와주기를 간절히 바래보며,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또한, 벌로 부부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보낸다.
여성가족부 구성원 가운데 10%만 이 책을 읽었더라도, 성매매 특별법은 시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 때 국회의원이었던 장경수가, 예전에 운전자의 운전중 흡연을 금지시키려 했었던 헤프닝을 생각해 보면, 이 인간 대가리도 이발소에 갈때만 사용하려고 달고 다니는 것 같다. 여성가족부도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