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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임
마빈 클로스 외 지음, 박영록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알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지식은 모건 프리먼과 맷 데이먼이 주연환 영화 인빅터스 안에서 보여진 것이 전부이다. 넬슨 만델라라는 사람이 오랜 세월 압제와 싸워 온 민주투사이며 김대중 대통령처럼 결국은 비민주적 정권을 몰아내고 민주화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역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정도이다.
하지만, 그 나라의 인종갈등, 아파르헤이트 정권, 로벤섬과 이 모든 것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북한, 이란(최근 들어) 등의 미국이 적국으로 공언하는 나라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렵지 않게 언론을 통해 접할수 있다.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이 미국의 우방국인 나라의 인종차별법에 의해 법적으로 흑인에게는 백인에게 지출되는 복지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의 예산이 책정되고, 이에 대한 항거는 고문과 투옥으로 이어져야 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스포츠맨쉽이라는 명목 아래 남아공 팀과의 경기가 상대팀의 기권으로 거부되고, 운영위원회의 참가신청 거부로 이어지고, 개인이랄 수 있는 테니스 섯수조차 경기를 거부하며 남아공의 민주화 운동에 힘을 보태려했던 노력은 참으로 감동적인 부분이다.
약자라는 이유로 기회를 박탈당하고, 폭력과 불이익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 되어서는 안된다.
이 책은 은근과 끈기로, 폭력에 맞선 이들의 희망에 대한 끝없는 열망을 이어나가는 과정에서의 희생과 노력을 담고 있다. 작가는 여러차례 '로벤섬 감옥엔에서의 집중할 다른 것이 없었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어찌보면, 우리도 때로는 자신의 집중을 흐트르는 요소들을 제거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압제의 폭력에 맞서 자신의 열망이 꺽이지 않으며, 끊임없이 방법을 모색하는 이 책 속 모든 이들의 은근과 끈기는 마치 한국인의 그것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노무현대통령께서 누누히 말씀하셨던 "대화와 타협"은 루벤섬의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되었던 것이다.
자신의 처지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때를 기다리고, 보다 나은 기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결실에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대한민국 이라는 지리적 상황 속에서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을 가슴깊이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제는 좀 더, 다른 나라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어야겠다. 내 아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아픔을 방관하는 이의 역할을 하지는 않기를 바래본다.
넬슨 만델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모든 이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해본다.
※ 광주에서 올라와 이제는 이천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전혀 없다. 200권은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