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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조선왕조실록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황해도 어느 마을에 강상죄가 발생했단다.
강상죄란 유교국가 조선에서는 대역죄 다음가는 크나큰 죄로서, 요즘말로 하면 '하극상'이다.
이번 사건은 밥그릇으로 아들이 아버지를 때려 죽인 사건이다.
왕은 처음에 이 죄인을 사형에 처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골치 아픈 사안이 하나 있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겸상(!)을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밥상에서 밥을 먹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하지만, 요즘도 밥상 머리에서 말하지 말라는 말을 종종 하는 어른들을 생각하며 이 글을 읽다보니 그때는 오죽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밥먹을 때는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아버지가 얼마나 아들의 성질을 긁었으면 그런 일이 벌어졌겠는가'하는 이해로 변해간다.
결국 왕은 사형을 철회하고, 정상을 참작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된다.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광해군에 대한 이야기가 몇몇 있는데, 광해군이 역시 성군이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임진왜란을 수습하고, 세자에서 쫒겨날 위기에서 왕이 된 광해군이 성군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핍박받는 서민들의 삶을 어느 왕보다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경험이 그에게 주어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 읽고 5학년인 딸아이에게 '읽어볼래?'라고 물으니 읽으려고 꺼낸 책을 덮어놓고 희희락락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이 책에 별 다섯개를 준다,
(경고 : 국사시험에 나올 듯한 내용은 전혀 담고 있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