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의 역사
번 벌로 지음, 서석연 옮김 / 까치 / 1992년 6월
평점 :
절판


매춘의 역사를 읽다가...

 

사우나 기둥에 붙여져 있는 "전화 한통화면 당신도 창업주"라는 문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매춘이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다른 생계 수단이 없는, 고아, 미망인들에게는 마지막 남은 방법이라면, 저 기둥에 붙어 있는 글을 보고 전화하는 사람도 다르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20대 남녀 3,40명이 혼숙을 하며 피라미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가 생각나고,
방송에서는 많은 방청객들 앞에서 달라붙는 사각팬티 같은 옷을 입은 듯한 여자가 허리를 비비꼬는 춤을 추는가 싶더니,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입에 넣었다가 빼면서 그 침 뭍은 손가락을 입술에서 부터 문지르며 배꼽 밑까지 줄을 긋는 모습이 언젠가, 어느 매춘여성이 했었음직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나마 매춘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그녀들의 인생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보며, 매춘은 대부분 여성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데 같은 상황에 놓인 남성들은 도둑이 되거나, 용역깡패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또 다시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매춘이 아니고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었을 수많은 여성들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유산과 낙태, 그리고 원하지 않는 섹스를 하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남성 중심 사회 안에서의 여자로서의 다행스런 삶이라 해야할 판이다.

 

자신보다 상대적인 약자를 필요로 하는 지금 이 순간의 모든 사람들을 잠재적 폭행죄를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유아적인 생각도 해 보는 아침이다.

 

매춘의 역사는 인류의 아픔이다.

가지지 못한 이들의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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