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기욤 아레토스 그림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누구나가 그러했겠지만, 나 역시 "개미"를 통해 베르나르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개미를 읽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개미"를 50페이지 가량 읽다가 말았다. 

지하실에 함께 살고 있는 식구들을 발견하고 여기저기 삽질을 하고 있는 베르나르의 모습이 떠오른다. 난 그러한 행동에 그다지 흥미를 갖지 못했었다. 오늘 나는, 내가 접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정치, 종교, 경제, 사회, 문화에 국한 되어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유희"의 범주에 넣어야겠다. 

"유희". 

헤르만 헷세의 "유리알 유희"가 나에게 알려준 "유희"를 나는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것 같다. 인간은 유희적 동물이다. 헷세의 유희, 베르나르의 유희...  

나의 유희는... 

술? 여행? 일? 만남? 

나의 유희는 아무래도 한가함인 것 같다. 다음 일정이 준비되지 않은 한가함. 

산에 올라 한참을 서성이다가 내려오는 한가함, 성당에 혼자 앉아 있는 한가함, 자전거를 타고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는 계획도 계획이라고 끓어 안고 있는 한가함. 

많은 유희가 집중력에서 온다는 상식을 벗어나 손에 잡히는대로 책을 읽는 한가함. 

이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베르나르의 한가함이 묻어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베르나르가 좋아진다. 이제는 "개미"를 다시 읽어야 겠다. 

오래된 책이니 중고샵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수 있을 것 같다. 

등대지기 황상범
(2010-10-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