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문화사전 - 왜 우리는 생활을 기록하지 않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강준만 교수에 대해 아는 것은 인물과 사상이라는 월간지와 그의 방대한 저서 가운데, 몇몇을 읽은 것이 전부이다. 

나의 기억이 맞다면, 이 분은 신문 방송학과 교수이시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지나 현 정부까지 언제나 그때그때의 문제점을 들춰내는 것을 나는 좋게 보지 않았었다. 어찌보면, 현정부가 그에게 가장 욕을 적게 먹고 있는 정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남들 다 아는 내용, 나까지 언급해 무엇하겠나'하는 입장인 것 같다. 

얼마전 유시민씨의 출판기념 독자와의 만남에 참여했었는데, 다형성, 언론의 역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강준만 교수가 그동안 보여준 입장들이 강준만 교수 '개인의 입장'이 아닌 '언론의 입장'에서 글을 써 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언론은 차라리 그래야 하는 것 같다. 어느 특정 정치 세력에 편중하지 않으려는 끊임 없는 노력이 바른 언론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동안 강준만 교수에게 갖고 있던 나의 색안경을 조금은 거둬내야 할 것 같다. 

어찌되었건, 

내가 강준만교수의 책 가운데, 오늘 추천하고 싶은 책은 '한국 생활문화 사전'이라는 책이다. 평소와는 달리 이 책에서는 그렇게까지 정치적인 색채는 없다.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 책은 '사전'이라는 명사가 부족하지 않다. 우리는 사전을 도서관에서 빌려보지 않는다. 물론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봤지만, 단지 도서 분류상 '사전'으로 분류되지 않았기에 대출이 가능했던 것이고, 도서관에서도 '사전'은 대출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사실 집에 두고 오래오래 봐야 할 책이다.
책을 읽으며, 열받을 내용도 별로 없고, 중요한 것은 내가 바라보고 있는 현실의 현상들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다시한번 바라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사물이나 사건, 현상 등을 자신의 시선에서만 보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한 것을 흔히 편협한 사고라고 말하며, 없신 여긴다. 하지만, 개인의 교육수준이나, 경험치에 따라 달리 보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보다 성숙된 '시민'으로 갖추어 나가려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은 투표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필요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나름의 사회적 권위를 인정받는 신문방송학과 교수('들' 가운데도 가장 많은 고민을 하며 사는 한 사람)의 시선으로 이 나라를 다시한번 바라보는 개기가 되어 줄 것이다. 

사실 유시민씨를 아주 많이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번에 출간된 '후불제 민주주의'는 강준만 교수의 이 책과 비교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비교해 보자면 '너무 쉽게 쓰여졌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후불제 민주주의'는 저자가 지난 몇년간의 정치인 생활을 뒤로한 채 헌법을 다시한번 읽어내려가면서 평소에 가진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지만, '한국 생활문화 사전'은 몇년간 메모(많은 부분은 다른 저술에 인용되었던) 해 놓은 내용들을 정리하고 정리해서 만들어진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반드시 도서관에서 빌리지 마시고, 알라딘에서 구매해서 가지고 계실것을 권장한다.  

등대지기 황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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