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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원리 - 개정판
차동엽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인 차동엽신부님께는 정말 죄송한 평가입니다. 하지만, 저의 평가를 적는란 같으니 저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저는 리더스다이제스트, 좋은생각, 인물과사상과 같은 월간지들을 정기구독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책은 리더스다이제스트의 형식을 기반으로 좋은생각의 내용을 덧붙인 년말 종합판 수준의 책이라 평가됩니다.
좋은 얘기 다 모아놓으면, 좋은 책이 된다는 생각은 세상이 힘들때 힘이 되도록 하기 위함인듯 합니다. (직업이라고 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직업이 직업인 만큼 대화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신도들이라는 생각을 해 볼 때 저자는 평소 하던 이야기들을 나름의 이론으로 집대성 하였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실질적인 그 상황에 놓여보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얘기만을 듣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자와 대화를 하면서 '옳습니다. 신부님 말씀이 옳습니다'라고 말하고 돌아선 많은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순간 옳다고 믿었던 것을 다음날 뒤집어 엎는 경우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것이 사람사는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저자는 본인 앞에서 옳다고 믿었던 사람이 그것을 행하였는지 확인하는 것에 노력하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때때로 '신부님 말씀대로 했더니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다가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좁은 시아로 인한 편협한 사고의 결과물이라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저의 도량이 부족해 타인의 도량을 볼 수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정신과의사 김정일님이 쓴 '나는 다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라는 책과는 같은 얘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상반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책의 서문과 목차만 보고도 책의 모든 내용을 간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표정만 보고도 사람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는 저자의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사고를 들어내고 있습니다.
그것이 마치 정답인것처럼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상대가 원해는 얘기만을 하고 있는듯합니다. '나는 단지 내가~'에서는 오히려 '싸워라. 그것이 내 정신건강에 좋다'인데, 신부라는 직업과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이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이 책은 제가 올 한 해 읽었던 책 가운데, 가장 가치없는 책으로 평가되었으며, 이러한 등급으로 분류된 책은 이문열의 '사색'이 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사색'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살때 읽을 때 처럼 제 얼굴이 '사색'이 되어가는 일은 없겠지요.
신부님께 너무 지나친 표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서평은 서평일 뿐입니다.
등대지기 황상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