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7219 - DMZ에서 나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배웠다
이상철 지음 / 시공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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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책을 선물 받았다.


"DMZ에서 나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배웠다"

책을 선물 받으면 종종 하게 되는 화답이 있다.

"독후감 작성하여 제출하겠습니다."

퇴근길,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 책을 거의 다 읽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나는 27개월열흘 간 군생활을 했다.

저자는 34년 간 군생활을 했다.

나는 군생활을 통털어 별을 한 개 봤다.

저자는 3성 장군이다.

나는 나의 과거 군생활을 거의 얘기하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군생활을 이 책으로 소개하였다.

이야기의 시작은 저자가 단장으로 진행했던

DMZ 유해발굴작전에 대한 것이다.


2019년 4월 부터, 2021년 6월 까지 유해발굴단이 찾아낸 유해는

전체 3,092구의, 완전한 형태로 발굴된 유해는 424구. 그 가운데

19-17 유해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몰입감을 주고 있다.


19-17 유해는 제2보병사단 32연대 이등중사 남궁선의 유해로 밝혀졌다.

남궁선 이등중사는 태어난지 3개월 된 아들을 남겨두고 전장에 나가게 됐다.

그리고, 70년이 지난 2019년 4월 12일 유해발굴단에 의해 발견됐다.

70살의 아들이 그리워하던 아버지는 그렇게 아들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돌아보지 않는 역사는 반드시 반복된다.


2년간의 작전을 마치며, 해단식에서 저자는 이 작전을 

"완전작전"이라고 선언한다.

단 한명의 부상도 없이 수행된 이 작전의 수행 과정도 서술하고 있다.


원래는 남북한 공동발국사업으로 작전이 수행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북측의 장교(여단장)의 갑작스러운 숙청으로 인해

남한 단독발굽사업이 되고 말았다.

DMZ, 지뢰밭, 등 뒤의 북한 초소에서 지켜보고 있을 시선을 감당하며

작전을 수행해야 했다.

공동발굴사업이었다면 고려하지 않을 수 있었을 많은 것들을 감당해야 했다.


단 한 순간도 철모를 벗을 수 없었고, 언제나 방탄복을 착용해야만 했었다.

소총과 발굴에 필요한 많은 장비를 가지고 대원들은 2년간 작전을 수행했다.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불편해도, 어느 누구도 규정을 따르지 않는

대원은 없었다고 한다.


나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을 생각해 보았다.

또, 유해발굴단의 상황을 가늠해 보았다.

불발탄 및 지뢰제거작업과 함께 진행되는 유해발굴작전은 

언제라도 더욱 끔찍한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그렇기에 그 어떤 작전 보다도 규정이 엄격하게 지켜졌다.


2023년 경북 예천에서, 자신의 홍보를 위해 한 해병대원을

죽음으로 내 몰았던 사단장이 있었고, 최근 그는 구속되었다.

상명하복이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규정이 지켜졌더라면,

규정이 지속적으로 보완되었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

허무하게 벌어졌던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34년 군생활도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그가 걸어온 길, 내가 보지 못했던 수 많은 장면들, 분단의 현실,

철원평야와 평강평야, 김일성고지...


"생각하고, 행동하고, 설명한다."


저자의 의지가 이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철원에 다녀왔다.






기억하자.
"제2보병사단 32연대 이등중사 남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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