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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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두꺼운 볼륨의 책을 만나니 땀이 삐질. 나를 제일 궁금하게 만들었던 건 아마존 킨들의 완독률 98.5%라는 어마무시한 수치였다. 책의 두께를 떠나 내용이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던데 도대체 어떤 매력으로 무장을 했길래 저런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할 수 있는지 궁금증 폭발! 페로몬(?) 풀풀 풍기는 책에 나비가 달려드는 건 당연한 얘기. 한 손으로 들고 보기엔 버거운 볼륨이라 읽는 내내 손목은 꽤나 고생스러웠지만 엄지척은 이런 책에 해줘야 한다고 본다. 재미를 떠나 세밀한 설정에 엄지척!

 

13살의 소년 시오는 학교에서 작은 말썽을 일으켜 엄마와 함께 학교를 가던 중이었다. 갑작스레 내린 비를 피해 근처에 있던 미술관으로 들어간다. 미술을 전공했던 엄마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구경하던 중 폭탄이 터진다.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잔해 속을 헤매던 시오는 미술관에서 우연히 만났던 소녀와 함께 있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자신을 웰터라고 소개한 할아버지는 시오에게 자신이 끼던 반지와 그림 하나를 건네주며 이상한 부탁을 한다. 시오는 미술관을 탈출해 친구 앤디의 집에 머무르게 되는데...

 

시오는 노인이 죽기 전에 말한 호바트와 블랙웰이라는 가게를 찾아가 미술관에서 우연히 만났던 소녀 피파를 다시 만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보니 줄거리 요약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강박처럼 보이기도 하는 세밀하고 세세한 설정들에 기가 쏙 빨리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하면 큰일 날 소리. 사고로 엄마를 잃은 슬픔,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외로움, 우연히 갖게 된 그림을 둘러싼 비밀의 무게가 시오를 괴롭히며 격한 운명으로 몰아넣는다. 시련만 가득한 시오의 운명이 너무 짠해서 시오가 언제쯤 편해질지 간절히 바라고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다.

 

작가의 강박적인 설정에 지치기도 하고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다 보니 나의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세밀한 설정이 놀랍긴 하나 반전이 숨겨진 이야기가 아니다.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황금방울새라는 그림과 시오의 성장(?) 이야기이다 보니 조금 늘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즐기기엔 무리가 없으니 두꺼운 볼륨에 지레 겁먹지 말고 시오의 격한 운명에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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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띠리 2015-07-0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세밀한가봐요...다소 지루해지지 않을지 우려가.^^ㅋ

2015-07-09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짝도 아닌 너무 식어버린 애정이지만,

격하게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안 하던 짓을 하고 있드아아아..


도정제 이후 장바구니 5만원 채우기가 하늘의 별 따기더니,

여름되니 스멀스멀 쏟아지듯 나오는 신간들.

구경만 해도 재미가 쏠쏠.


그 중에서도 정말 흥했으면 하는 책들이 있다.


 

 뭐..... 장르소설 잡지가 그동안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엘릭시르에서 준비 끝에 나온 잡지라고 하니,

 오래오래 곁을 지켜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ㅋㅋㅋㅋ

 안 살수가 없어서 냉큼 구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차차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44>

 1권 출간 후 대체 얼마만의 후속작 출간인지...

 팬심으로 깔맞춤을 할까 하다 관뒀다.

 표지만 다른 책이 벌써 두 권이니까. -ㅅ-

 영화 개봉에 맞춰 출간했지만 정작 상영하는 극장은 별로 없었....;;;

 


 

 미치오 슈스케의 <렛맨>

 그동안 다른 출판사 출간 예정 리스트에 있던 책이었는데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던 그 책.

 많은 분들이 찾고 계셨는데 드디어 '피니스아프리카에'에서 등장!!!!!!

 정작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먼 미치오 슈스케지만 흥했으면 하는 마음에 구매!

 


 

 마이클 코넬리의 <나인 드래곤>

 표지가 바뀐 해리 보슈 시리즈의 새 책!

 전작들의 표지만큼 임팩트는 없고, 애정도 많이 식었지만...

 그동안의 의리가 있으니 이유불문하고 사야한다!!





 로렌조 카르카테라의 <아파치>

 얼마나 기다렸는지... 작년부터 그렇게 애를 태우더니 드디어!!!!!!!!

 그냥 닥구!!! 흥해라!!! 아파치!!!!!!

 이 페이퍼를 쓰는 이유 중의 하나! ㅋㅋㅋㅋㅋㅋㅋ





오픈하우스에서 새로운 책들이 버티고라는 이름으로 주루룩 나왔다.

야심차게 준비해서 나오는 것 같은데 흥했으면 좋겠다.





 시즈쿠이 슈스케의 <범인에게 고한다>와 <검찰측 죄인>

 '범인에게 고한다'는 몇 년전에 출간 되었다가 절판된 책.

 번역 엉망인 구판 구해 보지 말고 이 책으로 보세요.

 '검찰측 죄인'은 김은모님 번역이니 믿고 봐도 된드아아아..




 찬오께이의 <13.67>

 오오! 홍콩 느와르라는 소리에 얇은 귀는 팔랑팔랑.

 평도 괜찮은 것 같아 기대중!!!

 무엇보다 훈훈한 두께의 볼륨은 아주 굿! ㅋㅋㅋㅋ




그리고... 관심작들.

산 책도 있고 아직 간 보는 책들도 있고!









애정이 예전같지 않다고 해서 관심이 전부 없어진 건 아니니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동네에서 책 이만큼 사는 사람이라고 인증 아닌 인증으로 정말 끝.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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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젖은 줄도 모르고
이아현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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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 보미. 4살 때부터 엄마가 정해놓은 미래를 차근차근 밟으며,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었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엄마의 혹독한 가르침에 보미는 점점 지쳐만 간다. 벗어날 수 없음을, 도망갈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그 때. 집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에게 눈길을 빼앗긴다. 엄마의 끝없는 집착과 아버지의 무관심에 지쳤던 보미는 성은에게 하룻밤의 일탈을 부탁한다. 작은 일탈에 불과했던 그와의 하룻밤이 지독한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이 될 줄, 그때는 정말 몰랐었다.

 

성은은 국회의원 김두영의 비리 사건 취재차 집 앞을 서성이다 작고 연약한 여자와 만나게 된다. 그녀가 베푸는 배려에 추운 날씨 속 얼었던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다. 엄마가 견고하게 쌓아올린 성에만 갇혀 지낸 보미는 어린아이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티 없이 맑은 순수한 어린아이. 너무 여려서 위태로워 보이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평생 그녀를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곁을 떠날 줄, 그때는 정말 몰랐었다.

 

그리고 10년 후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행복했던 10년 전의 그 날들이 보미에게는 힘겨운 삶을 버티게 해준 시간이었고, 성은에게는 지울 수 있다면 깨끗이 지우고 싶은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위안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어버린, 서로가 함께 행복했던 시간들. 이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아팠던 게 아니었을까. 사랑한 만큼 아프기도 그 만큼.

 

아직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작가님의 책이다. 북 트레일러 속 제발 그 입 좀 닥쳐라는 박력 있는 남주의 말 한마디에 심장이 쿵. 생각보다 남주의 매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쉽게 넘어가는 책장을 보면 즐기기엔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서로를 지키기 위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보미와 성은의 마주 잡은 두 손이 영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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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1호 - 창간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 / 엘릭시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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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살 수가 없잖아. 오래오래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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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의 당신
이화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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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날, 강준은 커피를 사러 들렸던 1층 커피숍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실수로 엎어진 커피에 대한 보상으로 그녀는 엉뚱한 걸 요구했다. 봉변을 당하고도 태연한 그녀의 태도가 당혹스러웠다. 그녀와 두 번째 만난 건 회사 사무실에서였다. 월드 컨설팅 전략 기획 3팀의 팀장으로 출근한 회사에서 아침의 그녀와 만날 줄이야. 벽을 세우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묘하게 신경 쓰인다.

 

강 연조. 기획 3팀의 막내로서 주어진 일에 열심히 임하고, 1년 동안 회사 선배, 윤준과 평온하고 고요한 비밀 연애를 하고 있다. 이 남자와 함께하는 평범한 미래를 꿈꾸기도 했다. 부모님의 어긋난 사랑 때문에 상처가 많았던 연조. 최선을 다해 윤준을 사랑했다고 믿었는데 이제 와보니 그게 사랑이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랑에 대한 불신으로 가시만 잔뜩 세웠던 연조였다. 그런 연조에게 사랑은 답이 없는 문제와 같았다. 미온했던 윤준과의 연애를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 시점에 자신을 좋아한다는 강준의 고백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허세와 느물로 무장한 채 작정하고 들이대는 강준의 진심을 외면하기엔 힘들었을 거다. 밑도 끝도 없는 이 남자의 진심은 순수하다. 순수한 만큼 무척이나 저돌적인 강준의 모습에 연조는 어느새 무장해제 되어 버린다. 강준의 마음은 마하의 속도로 연조에게 달려가기 시작한지 오래. 성격 급한 이 남자의 들이댐이 오글거려도 파이팅을 외치게 되는 건 열정을 다해 내비치는 진심 때문이다. 사랑의 시작점도 달랐고 크기도 달랐지만 연조만을 믿으며 굳건하게 인내하는 이 남자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여자가 아마 없지 싶다.

 

살짝 무거웠던 초반의 분위기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달달하게 바뀐다. 연조가 잔뜩 세운 가시를 강준이 애달파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뾰족했던 가시는 끝을 동그랗게 밀어내며 생김을 달리하게 되었으니까. 가슴 깊이 새겨진 상처를 낫게 하는 방법은 잊는 것뿐이다. 기억 속에서 흐려지면 깊었던 상처도 어느새 작은 흉터로 변하기 마련이다. 강준의 진심에 뿌리째 흔들려 버린 연조의 상처도 언젠가는 희미해질 거라 굳게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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