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회가 끝난 뒤 - 러시아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박종소.박현섭 엮어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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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삶에서 가장 가치있고 훌륭한 것이 다름 아닌 그들의 정신이나 육체의 어떤 병인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평생 그 병을 자랑삼아 짊어지면서 사는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그 병으로 고생하면서도, 그들은 그 병으로 연명하며, 그 병에 대해 우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그것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이 병을 미끼로 사람들의 동정을 사려고 한다. 이것 말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없다. 만일 그들에게서 이 병을 제거해 버린다면, 다시 말해 그들을 치료해 준다면 그들은 오히려 불행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일한 생활 수단을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텅 비어 버릴 것이다. 때로 인간의 삶이란, 자신의 허물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에 기대어 살아가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렇게 빈곤해질 수 있다. 그리고 종종 사람들은 무료함 때문에 약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막심 고리끼, 「스물여섯과 하나」 중에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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