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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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중요한 것들
에미, 내가 정리 좀 해볼게요.
1) 당신이 나에게 갖는 의미는 적어도 내가 당신에게 갖는 의미만큼 중요해요.
2) 당신이 나에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나 또한 당신에게 가능한 한 많이 중요한 게 나한테는 아주 중요해요.
3) 당신이 나에게 그토록 중요하지 않다면 내가 당신에게 중요하건 말건 상관없었을 거예요.
4) 하지만 그게 절대로 상관없지 않다는 건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상관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당신이 나에게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5)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 왜 내가 당신에게 갖는 의미를 잃고 싶어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6) 최종 결론 1 : 당신은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몰랐던 게 분명해요.
7) 최종 결론 2 : 이제는 알겠지요.
8) 피곤해요. 굿나잇.-46쪽

당신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요? 그건 때에 따라 달라요. 나는 주로 당신을 머릿속에 품고 다녀요. 가끔은 그 아랫부분에 품고 다니기도 하고요.
당신이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냐고요, 레오? 쓸데없는 질문이로군요. 당신이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 없어요. 이미 어떤 존재로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느냐고요? 지금까지처럼 그렇게 되겠지요.
우리 관계가 계속되어야 하냐고요? 물론이에요.
계속된다면 종착역은 어디냐고요? 그건 모르죠. 그냥 계속되기만 하면 돼요. 당신은 당신 삶을 살고, 나는 내 삶을 살아요. 그리고 나머지를 우리가 같이 살아요.-114쪽

에미, 당신이 이렇게 신파조로 이별의 카운트다운을 하는 게 신경쓰일 뿐이에요. 제목 : 열네 밤. 제목 : 열세 밤. 제목 : 열두 밤. 이건 고통으로 가득 찬 ‘제목 페티시즘’이고, 고도의 ‘제목 마조히즘’이에요. 왜 이래요? 그냥 상황 자체만으로도 힘든데, 왜 이렇게 해서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들죠?-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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