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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파괴 - 군중에서 공중으로
윤동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0월
평점 :
23살 청년이 쓴 책으로 정말 휼륭한 책이다. 잠시 내가 23살에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보면, 아마 대학을 다니며 각 수업마다 교수님이 내어 준 과제를 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런데, 23살 청년이 쓴 ‘우상파괴’라는 책을 보면 대다수의 23살 청년들이 대학을 다닌다면 쓸 과제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다를까 생각해 본다. 꽤 많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학문적 관점에서 본다면 우상파괴는 굉장히 특이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학문이라는 것은 공통의 주제를 몇 가지의 연구방법론을 가지고 연구하는 분야를 하나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학문을 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학문의 결과들을 소개하는 학부 과정이 있고, 대학원에서 하나의 학문 분야를 완전히 습득하는 석사 과정이 있다. 석사라고 하니 감이 안 오겠는데, 이걸 영어로는 마스터라고 한다. 즉, 하나의 학문에 대해 완전한 이해를 하는 과정, 마스터 하는 과정이 석사인 것이다. 석사까지는 나의 의견보다는 이전의 학자들이 주장한 과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그리고, 박사 과정에서 내가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답하는 논문을 쓰게 된다. 박사 과정을 끝내야 기존의 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기 주장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박사 과정은 그 분야의 전문가 몇 명이 인정을 해 주는 논문 심사를 통해야만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23살이 쓴 ‘우상파괴’는 여러 학문 분야가 섞여 있다. 이 책을 아마 박사과정 에세이로 논문 심사를 받는다면 수 십명의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다. 먼저 그 책에서 주장한 내용들의 근거들이 맞는지 확인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논거들이 맞다면 저자의 주장과 논거들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었는지 파악을 할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박사 논문처럼 아주 진지하게 논리적으로 쓰여진 책은 아니다.
많은 저자들과 그들의 책이 인용이 되었다. ‘우상파괴’의 저자가 정말 독서를 많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읽은 책과 그에 대한 이해를 ‘우상파괴’ 저자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비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3살이 쓴 책으로는 정말 좋은 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심리학 분야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마쉬멜로 테스트에 대해서는 500권 권장 도서에서도 볼 수 없고, 각주로도 안 달렸기에 저자가 어디에서 마쉬멜로 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알았는지 알 수가 없고, 마쉬멜로 테스트에 대한 해석도 간식이 풍부한 중산층 아이들이 잘 견뎠다기 보다는 어른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의 아이들이 훨씬 더 잘 참았다라는 연구 결과가 있기에 그걸 반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너무나 많은 분야를 공부를 했지만 그 분야들을 심도있게 하지는 못하였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칭찬에 대한 심리학적인 부분도 인지심리학 실험결과들을 조금만 더 참고하여 서술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본다.
나머지는 여러 전문 분야를 넘나들며 주장을 하는 23살의 저자에 비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분야에서는 침묵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을 한다. 나는 저자가 읽은 독서를 제대로 해석했는지 아닌지 확인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어떻게 해석을 했던지 저자가 인간다움과 이성과 연대 등을 주장하는 것은 충분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