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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가 알려주는 평생을 좌우하는 공부 베이스
조지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7월
평점 :
어린이의 공부, 그것도 10세 이전의 아이들에 대한 공부에 관련된 책이지만, 책 속에 감성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어릴적 추억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감정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인지심리학이나 뇌과학 등의 연구 결과를 통해 저자의 견해를 뒷받침하기도 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10세 전후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교수법이나 학생들의 공부감각을 키우는 방법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읽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교수법이나 공부 방법에 대한 책이 절대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깊이가 있는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부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을 읽으면서 이래도 되는 것인가? 저자는 너무 안일하게 교육에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끝까지 읽고 저자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행복에 대한 이야기에서 교육이 ‘먹고사는’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 너무 열심인 것 같다는 말에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이나 영국이나 이제 선진국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먹고살기 위해 공부하는 사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부모로서 아이가 공부 감각을 10세 이전에 가지게 하고, 공부 감각이란 공부에 대한 개방적 태도, 논리적인 접근, 적극적인 표현 등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형성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공부감각이 길러진다는 것은 평생토록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대화입니다. 이 대화가 부모가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방적인 가르침의 대화가 아니라 아이에게 의견을 묻고, 아이의 경험에 대해 질문을 해 보도록 하는 것들을 말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좋은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들과 대화를 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단지, 학교에서 배우는 선행지식을 얻기 위해 학원에 다닌 아이들은 단편적인 지식들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만, 부모들과 소통을 많이 한 아이들은 문해력이 월등히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공부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의 저자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대부분 학교에서 암기와 요약으로 대표되는 교육을 받아왔다라고 썼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자가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을 때는 그랬겠지만, 십년 전부터 한국의 교육이 암기를 강조하지 않고 창의력을 기르고,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영국의 학습자 중심 교육과정을 많이 뺏겨서 영국을 따라갔습니다. 그 전까지는 미국과 일본을 따라가다가 2010년 경부터는 영국 교육과정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학교 교육의 문제는 저자의 ‘공부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와는 결이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만, 아이들의 교육을 정규 교육이 망치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영국 학교 교육의 문제는 데이지 크리스토둘루가 쓴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 미신’에서 영국의 학습자 중심, 역량중심의 교육과정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그리고 지금 영국의 교육과정은 교사 중심, 지식중심 교육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예전의 영국 교육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저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이 암기교육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공부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의 저자도 지적한 인위적인 권의주의에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을 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에 교육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봅니다.
‘공부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은 학교 교육이 문제가 되더라도 충분히 부모님의 노력만으로도 아이들의 공부감각을 기를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사교육과 공교육 둘 다를 경험했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망치는 교사들도 많습니다. 차라리 저런 사람에게 안 배우는게 더 낫다고 생각되는 교사들도 꽤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명하게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를 읽어 보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가 아닐까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