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가진 교사로 살기 - 흔들리는 교사를 위한 안내서
최성민 지음 / 프로방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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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체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철학을 가진 교사로 살기라는 제목으로 도대체 어떤 철학을 가진 교사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서평을 하기 전에 우리는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철학함을 배운다.’라고 칸트는 말했다. 철학함을 배운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함을 배운다는 것이다. 이것은 계몽은 무엇인가에 대한 칸트의 답변으로 계몽이란 인간이 스스로 책임져야 할 미성년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미성년상태란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 자신의 지성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미성년상태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은, 그 원인이 지성의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 지성을 사용하려는 결단과 용기의 부족에 있는 경우이다. 그러므로 과감히 알려고 하라(Sapere aude)! 너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하는 것은 계몽의 표어이다.”라는 계몽의 정의와 같은 의미로 통한다.

철학을 가진 교사로 살기라는 책은 정말 술술 읽히는 책이다. 가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의문을 잠시 묻어 두고 뒷부분을 읽어 나가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따져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저자의 철학에 대한 의문이 떠오르기 때문에 철학함에 좋은 책인 듯 하다. 그런데, 저자는 후배 교사에게 들려 주는 이야기로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철학이란 묻고, 또 묻고, 따지는 학문이다. , 하나의 완성품, 도달점이라기 보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 이 책의 저자는 구성주의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에 학생중심주의 교육관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존 듀이의 경험주의도 좋아할 듯 하다. 후배 교사는 아니지만, 아마 반대편 까칠한 독자에게는 이 책을 읽고 실망으로 가득차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러한 반대편 독자를 위해 좀 더 철저한 논증을 가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철학을 가진 교사가 된다기 보다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홍우 교수님의 책을 추천한다. ‘철학을 가진 교사로 살기와는 조금 결이 다른 교사관이 제시되고 있다.

저자는 좋은 선생님을 내가 만나는 수많은 아이들 중에 어떤 한 명이라도 나를 좋은 선생님, 내 삶에 의미 있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이다.’라고 한다. 저자의 책 중간 중간에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은 수업, 강의 보다는 체험을 하는 것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타자의 인정에 의해 좋은 교사가 되는 저자의 철학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좋은 교사가 되려는 저자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철학자와 신학자의 차이점에 대한 재미있는 농담이 있다. 신학자들은 철학자들에게 당신들은 깜깜한 방에서 있지도 않은 검은 고양이를 찾는 사람들입니다.’라고 놀린다. 그러자 철학자들이 그런데, 당신들은 그 고양이를 찾았다고 하는 사람들이지 않소?’라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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