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 만나 사계절 동시집 16
김유진 외 54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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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집을 읽고 처음엔 슬퍼졌다. 동시집 이따만나의 대표시인 이따만나는 아이들이 놀 시간을 학원 시간표에 맞춰 25분간 학원 가기 전에 놀자는 내용이다.

 

학원이 이렇게 보편화 되기 전에도 공부는 강조되었다. 하지만, 이런 공부는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이었고, 학교에서 그러한 공부가 주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공부는 학교에서도 하고, 학원에서 더 열심히 하는 사회구조가 되었다. 학교 쉬는 시간 심지어 공부시간에도 아이들은 학원 숙제를 하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이 끝나고, 종례를 할 시간도 학원 가는 시간에 맞춰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학부모는 아이가 학원에 가야 한다고 수업을 빨리 끝내 달라고 민원을 넣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공부란 지금의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회를 위해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공부는 개개인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를 파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따만나동시집은 대부분 화자가 아이들이다. 1,2부는 공부와 학원을 소재로 한 시들이 간간히 있다. 그런데, 화자는 학원과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일상으로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학원이 생기고 좀 더 공부하려고 경쟁하는 아이들이 소수라면 힘든 일상으로 학원을 생각할 만한데, 이제는 누구나 학원에 가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논리적인 주장이라면 이러한 사회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지만, 감성적인 시집은 우리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자연물의 소재를 가져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여줍니다. 더이상 학원과 공부는 없습니다.

 

삭막한 일상에서 따뜻한 시선과 관계로 돌아가기 위한 오솔길 같은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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