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형이상학, 인식론, 논리학, 윤리학, 미학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런데 근대 이후 형이상학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줄어 들고, 현대 철학으로 넘어 오면서 논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인식론이 대세가 된다. 그리고, 이성 중심의 사고에서 감성과 타자의 시선으로 본 세계를 그리는 포스트모더니즘이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게 된다.
기존의 철학사 책으로는 버트란트 러셀의 '서양철학사'가 있다. 분석철학의 대가가 쓴 책답게 서양철학사를 자신의 철학적 관점으로 조명하고 있다. 색깔이 뚜렷하고 러셀 자신의 철학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또 하나의 대중서로는 윌 듀란트의 '철학 이야기'를 들 수 있다. 이 책은 러셀의 철학사와는 다르게 '오늘을 읽는 철학'처럼 주요한 철학자의 일상을 소개하고 그러한 철학이 나오게 된 원인을 찾고 있다. '철학 이야기'는 문명사가인 윌 듀란트의 위트와 유머로 넘처난다. 또한 역사와 철학 쪽에 대가인 윌 듀란트의 견해가 위트와 유머 속에 함축되어 있다.

'오늘을 읽는 철학'은 두 책에 비해 깊이와 위트가 떨어지겠지만, 현대 철학의 각 조류들에 대해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약간의 저자가 가지는 철학적 견해에 따라 품평한 것이 장점이다. 가볍지 않은 자세로 학자다운 진중함을 가지면서도 글 속에 저자의 재치 있는 코멘트를 붙인 것도 이 책이 단순히 철학의 백과사전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성과 객관적 사고를 좋아한다면 분석철학을 좋아할 것이다. 인간의 주체적인 삶에 대해 관심이 있으면 실존주의를 읽어 보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포스트모더니즘 쪽 책을 읽으려면, 정말 무슨 말을 하는지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 포스트모더니즘을 멀리 한 사람들은 '오늘을 읽는 철학'을 통해 포스트모더니즘 사상가들의 주장을 요약해서 볼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스트가 횡설수설하는 것을 아주 잘 정리하였다. 이 책을 통해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오해를 조금 벗게 되었지만,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그들이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 했다는 것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