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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22
백혜영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평점 :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백혜열 글, 신민재 그림
한국의 근현대사 중 일제 강점기는 정치, 외교적으로 독자적 권한이 박탈당한 민족의 수난기였다. 이러한 역사로 인해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식민 지배 이전의 조선 왕조는 무능하고, 명성황후를 비롯한 외척에 의해 피폐해진 조선을 일본이 합병함으로써 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제 강점기는 그 이전 시대보다 경제 면에서 빠르게 발전하였기에 이러한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 지배는 결코 한국을 근대화시키고, 산업화시키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 일제 식민의 잔혹성은 조선의 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하고, 조선인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고, 신사참배를 강요함으로써 한국을 역사 속에서 지우려고 한 것이다. 한국인들이 자신의 말과 글을 가지고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독립의 희망을 가지기 때문에 그 문화의 기반을 없애 버린다면 영원히 일본 제국의 2등 시민으로 수탈과 착취를 당하며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식민 역사에서 독립을 위한 노력은 광복군과 같이 무력으로 침략자와 맞서 싸우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독립 운동이 될 것이다.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는 어린이들이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우리말을 모으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목숨을 잃거나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쫓아가게 한다.
일제 강점기의 부당성을 이론적으로 설파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 공감하게 만드는 동화이다. 또한 우리가 부정에 대항하기 위해 작은 힘이 모여 강력한 저항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의 동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