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18
윌리엄 사로얀의 <인간 희극>을 읽다가 전신국장 스팽글러가 전보배달 소년 호머에게
하루 묵은 빵을 사오라고 심부름시키는 부분을 읽었다.
새빵은 25센트에 한 개지만 하루 묵은 빵은 두 개다.
그는 그 빵을 밤에 남아 일하는 호머와 전신국 직원에게 주려고 샀다.
빵 값이 문제가 아니라 이 글을 통해서 소시민의 성실한 삶을 엿보았다.
글을 읽는데 그토록 일상적인 부분에서 사람의 향기와 삶의 페이소스가 느껴져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이게 살아가는 것이구나. 그런 것!
요량을 해서 살고 살아야 하는 삶. 서양식 검소함이 아름다웠다.
집 앞 백화점의 빵가게에도 저녁 7시 이후에 반 값 세일을 한다.
어차피 사둬도 아이가 늦게 오기에 다음날 아침에 먹을 것인데,
난 늘 아침에 가서 빵을 사곤 했다. 새삼 부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