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지림의 시선이 번역된 것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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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제 번역이고 글입니다.

 

卞之琳

 

< 断章 >

你站在桥上看风景,
看风景人在楼上看你。

明月装饰了你的窗子,
你装饰了别人的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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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깁니다.

 

 

<단장>

당신은 다리 위에서 풍경을 보고,

풍경을 바라보는 또 한 사람은 망루에서 당신을 봅니다.

밝은 달은 당신의 창을 장식하고,

당신은 다른 한 사람의 꿈을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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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참 마음에 와닿는 절묘한 시죠.

그의 시는 생각의 여과를 거쳐 정수만 뽑은듯 절제미가 돋보이지만 난해하다고 소문이 낫지요.

<단장>은 그의 대표시이고 가장 널리 알려진 시입니다.

 

열렬한 말 하나 없이 담담하고 초연하게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지요.

 

다리위에서 당신이 풍경을 바라보면

그 풍경을 바라보는 당신 또한 그대로 풍경이 되어

내 마음 속으로 걸어 들어옵니다.

마찬가지로 밝은 달빛이 당신 창가로 스며들면

그 달빛을 받은 당신은

달빛처럼 가득하고 환히 제 꿈속으로 스며듭니다.

그래서 낮엔 내마음을 장식하던 당신이

밤엔 내 꿈 속을 온통 장식합니다.

 

 

애정시같지만 세상 모든 만물이 그대로 다 연관되어 있다는

시인의 철학이 들어있는 시지요.

달리 읽으면 슬픈 시이기도 합니다.

당신은 나를 의식않고 의연하지만

나는 당신을 의식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다리에서 망루에서 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안타까움.

혼자 사람을 담아두는 일,

설레지만 쓸슬한 여정이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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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 <鱼化石>처럼 물고기 화석이 된 반생의 짝사랑을 소개합니다.

세월을 묵힌 것들은 다 아름답습니다. 비록 한없이 어리석었을지라도.

 

위시는 실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번역가 였던 볜쯔린(변지림)의 저명한 여류 서예가인 장충허(張充和)에 대한 60년에 걸친 쓰디 쓴 짝사랑을 나타내는 서곡입니다. 볜쯔린은 1933년 북경대 영문과 3학년 때 같은 대학 중문과에 다니는 장충허를 만납니다. 그는 장충허에게 손으로 쓴 시집을 바치고 그녀에게 헌시를 씁니다. 두 사람은 비록 드문 드문이지만 1943년까지 왕래를 지속합니다. 그러나 그의 그의 시를 닮은 깊지만 과묵한 사랑은 장충허에게 와 닿지 못하고 그녀는 열정적으로 구애하는 미국적의 독일계 중문학자 Hans H.Frankel 과 결혼해 미국으로 가 버립니다. 그후 그는 그녀는 잊지 못하고 절망과 슬픔 속에서 지내다가 45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도 두 사람 간에 편지는 오갑니다. 주로 볜쯔린이 일방적으로 부친 것이긴 하지만요.더욱 슬픈 일은 그의 사랑을 장충허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만년에 장충허는 볜쯔린이 자기에게 보낸 시를 두고 '충분히 침묵하지 않고 사랑을 희롱했다'고 비판합니다. 또한 그의 감정 또한 자기에게 그처럼 진지하지 않았다고요. 그녀는 볜쯔린이 좀 더 열정적이기를 기대했는지 모르지요. 속에 넣고 담담히 절제한 듯 쓴 그의 편지의 이면에 타오르는 깊은 열정을 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는가 봅니다. 그의 시가 난해하다고 소문난 것을 보면 그의 편지 또한 장충허가 읽기엔 난해했을 수도 있지요. 문학적 소양이나 감수성이 다르다면요.

아무튼 볜쯔린은 죽기 얼마전 북경에 지인이 연출한 오페라를 보러 온 장충허를 관람석에서 먼 발치로 봅니다. 그리고 그가 죽었고 그의 사랑은 딸이 펴낸 문집을 통해서 알려졌죠. 2000년 2월 2일 그는 세상을 떠나고 중국현대문학기념관에는 볜쯔린이 1937년 젊은 시절 장충허에게 직접 손으로 베껴써 준 시집《装饰集>이 그의 딸에 의해 기증됩니다.

 

 

저 시집에 든 장충허에게 바쳐진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무제>

 

三日前山中的一道小水,
掠过你一丝笑影而去的,
今朝你重见了,揉揉眼睛看
屋前屋后好一片春潮。

百转千回都不跟你讲,
水有愁,水自哀,水愿意载你
你的船呢?船呢?下楼去!
南村外一夜里开齐了杏花。

 

 

*옮겨 봅니다.
사흘전에 산 속의 작은 물줄기 하나가
네 웃음의 잔영을 빼앗아 떠나 버렸다.
그러나, 오늘 아침,
너는 다시 보리라, 부드러운 눈으로
집 앞뒤를 흐르는 한 조각 상서로운 봄의 물결을.
백번을 돌고 천번을 맴돌아도 너와 함께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네.
물의 슬픔과 물의 상처.
물은 원래 너를 싣고
너의 배가 되길 원했지. 너의 배가! 밖으로 나와보라!
남촌밖에는 하룻밤 사이에 살구꽃이 일제히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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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하는 사랑의 아픔이 물에 반사되어 흐르죠.
하룻밤에 살구꽃도 피건만
백번, 천번을 네 곁을 맴돌아도 말 한마디 건네받지 못하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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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0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rosenkranz 2012-12-12 15:3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소개가 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