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 죽기 하루 전 경성에서는  부친 김연창과 조모가 동시에 사망했다.

변동림은 경성에서 부산까지 열 두시간 기차를 타고, 다시 여덟 시간

관부연락선을 타고, 또다시 스물네시간 기차를 타고 동경에 닿았다. "

 

"화장을 끝낸 뒤 변동림은 유골을 수습해서 김소운의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머문다.

변동림은 이상의 유골을 안고 기차를 타고, 연락선을 타고 다시 기차를 타고

경성으로 돌아온다. 이상의 유골은 이상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있는 친가에서

몇 밤을 지내고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碑木에는 墓主 변동림의 이름이

기입되었다."

 

----장석주, <이상과 모던뽀이들>, 현암사, 2011, 349쪽,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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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란 천재가 간 길 보다, 한 사람이 살다 간 마지막 길을  보는 것이 더 아렸다.

숭고함을 느낀 한 편의 시같은 문장!

 

이 책에서 저자는  마치 짐멜이나 벤냐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그러한 것처럼,

"대도시'라는 분석틀을 가지고 이상과 그를 둘러싼 문인들을 중심으로

1900년도 초반의 우리나라 근대기 문단 풍경을 그렸다.

 새로 생긴 대도시가 탄생시킨 모던뽀이들. 근대의 산보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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