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는 느즈막히 일어난다. 좀 일찍 일어난다는 시간도 [동물농장]이 시작할 때 즈음이다. 아침을 먹으면서 [동물농장]을 보고 나면 아나리가 좋아하는 [서프라이즈]가 시작될 시간이다. 이걸 다 보고나면, 일요일의 프로 [출발, 비디오여행]이 있다. 이 프로를 썩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요일의 TV'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예전처럼 개봉작 중 화제작을 다 보지 못하니까 몇편 정도는 [출발 비디오여행]을 보면서 "다 보았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는데 썩 재미있어보이는 영화를 소개해준다. 바로 [업타운 걸]이다. [클루리스]에 주인공의 띨한 친구로 나올 때만 해도 이렇게 뜰 줄은 몰랐던 브리트니 머피와 섹시한 꼬마 다코타 패닝 주연이다.

"재미있겠다" 했더니 아나리가 "그럼 오늘 저거 볼래?" 한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스토리는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두 명의 아이가 있다. 하나는 나이 든 아이이고, 하나는 아이의 외피를 쓰고 있기는 한데 말 하는 걸 들으면 어른보다 더 하다. 둘 다 아버지를 잃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처리하는 방식이 아주 달랐던 셈이다. 하나는 성장을 멈췄고 하나는 지나치게 빨리 어른이 되려고 노력했다. 짐작하겠지만 나이든 아이는 어른스러운 아이에게서, 어른스러운 아이는 나이든 아이에게서 도움을 받으며 어려움을 이겨나간다는 '감동' 스토리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이 그다지 억지스럽지 않아서 실은 정말로 감동적이다. 물론, 삐딱하게 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삐딱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너무너무 귀여운 브리트니 머피와 다코타 패닝이 혼을 쏙 빼놓기 때문에 상당히 다정한 마음으로 이 두 이상한 커플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브리트니 머피의 하늘하늘한, 꽃이 잔뜩 흩어져 있는 옷들을 보는 것도 큰 재미 중 하나다. 꼭 극장에서 볼 필요는 없겠지만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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