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고양이 유키뽕 1
아즈마 카즈히로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축 늘어져서 자는 모습, 기분 좋아 뒹굴거리는 모습, 느긋하게 몸을 닦는 모습... 전형적인 고양이들의 모습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아니 아주 자주!) 고양이를 부러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바쁜 월요일 아침, 헐레벌떡 출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말고 자는 고양이, 느긋하게 기지개를 펴고 있는 고양이가 부러워보이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유키뽕은 평범한 이런 고양이와는 아주 다른 묘생을 살고 있다. 유키뽕의 주인 아케미는 대책 없는 프리타(freeters: free와 arbeiter를 합친 말로, 일본에서 고졸, 대졸자 중 학업이나 정규직 취업에는 관심 없이 시간제 일자리를 전전하는 부류를 일컫는 말, 이라고 한다)다. 언제나 남자친구가 바뀌고, 돈이 생기면 술을 마시며 흥청망청 써버린다. 그러니 집에서 기다리는 유키뽕을 돌봐줄 턱이 없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유키뽕에게 아케미는 말한다.

아케미 : 이봐, 유키뽕
유키뽕 : 네?
아케미 : 넌 왜 여기에 있지?
유키뽕 : 에? 왜라뇨?
            유키뽕은 이렇게 귀엽잖아요... 그러니까 보는 것만으로도 마
            음이 편해진다고나 할까...♡
아케미 : 쓸모없는 놈!
유키뽕 : 예?
아케미 : 너한테 줄 밥은 없어! 내일부터는 스스로 벌어먹어!
유키뽕 : 히익~!!

그리하여, 불쌍한 유키뽕은 알바를 뛰기 시작한다. -_-a
이 교훈적인 만화를 우리 보리 꽈리에게 보여주며 귀감을 삼으라 말하였지만, 팔자좋은 우리집 뇬놈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_-a

대충 그린 그림 같지만 펜 선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 취향 맞는 사람이라면 꽤 마음에 들 터이다.
만화도 그런대로 재미 있지만, 일본의 독자들이 써서 보낸 고양이를 주제로 한 '하이쿠'를 읽는 재미가 아주 그만이다. 읽으면서 만화보다는 이것 때문에 우하하하, 하고 웃는 일이 많았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풍선이 터지니 도망가는 저 고양이 (다카오카 류야/21세 대학생)

뱃살이 늘어지네 믿기지 않네 (사유리 엄마/31세 주부)

꼬리 자랑 고마해라 똥꼬 보일라 (코타로/38세 운전수)

부럽도다 거기까지 혀가 닿으니 (무명씨/39세 회사원)

고양이와 뺏고 뺏는 남편의 무릎 (뮤키치/28세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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