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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소년 표류기 Ⅱ - 쥘 베른 컬렉션 03 ㅣ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0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분명히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모험소설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히 재미 있다.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애들은 대체로 너무 반듯하고 모범적이어서 때로는 재수가 없을 정도다. 무슨 애들이, 온갖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다 만들어내고, 서로 엄청나게 협조하는가 하면(약간의 분쟁은 있었지만), 재규어를 칼로 죽이기까지 한다! 그것도 친구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마치 미래의 지도자들의 모임인 것 같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쥘 베른의 이 소설을 모티브로 한 것이지만 현실적이라는 면에서, 그리고 인간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거기에 철학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훨씬 훌륭한 소설이다. (말하나 마나인가?)
이 소설에는 미국, 프랑스, 영국의 3국 출신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15명의 소년 중 두 명은 프랑스인, 한명은 미국인, 나머지는 영국인이다. 알다시피 쥘 베른은 프랑스인이었고 그래서인지 프랑스인 캐릭터 '브리앙'에 쏟는 애정이 어마어마하다. 영국인을 대표하는 '도니펀'은 용감하고 능력 많지만 좀 고집세고 자기가 최고인줄 아는 재수없는 캐릭터로 묘사되어 있다. 반면 미국인 '고든'은 실리적이며 합리적이지만 현실안주적이기도 한 회계사형 인간으로 묘사되어 있다. 한편, 소설 끝무렵에 여자가 딱 한명 등장하는데, 소설에 등장하는 한 꼬마는 이 여인을 '프라이데이 아줌마'라고 부르자고 한다. 로빈슨 크루소의 흑인 원주민의 이름을 따서 말이다! 그리고 딱 그런 정도로 존재감이 없고, '애들을 어머니와 같은 사랑으로 감싸주는' 여인으로 그려져 있다. 하기사 19세기 남성에게 무엇을 바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