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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식자 동문선 문예신서 201
미셸 세르 지음, 김웅권 옮김 / 동문선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죽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고, 잠자는 데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짐승이 되는 데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소란 속에 머리를 그대로 처박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질서와 키탄질 속에 안정되게 정착하는 것이다. 우리는 폭발의 위험에 대비해 감각과 본능을 상당히 잘 갖추고 있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질서에 의해 박탈당하고, 혹은 졸음 앞에서 규칙과 조화에 의해 박탈당한다.(p208)

그가 글을 쓰듯이, 카드놀이에서의 카드의 배분에 관해, 우연의 모습들이 지닌 검고 어두운 이면에 관해 글을 써보라. 당신이 당신의 게임과 악보를 감추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이면-표면에 관해 글을 써보라. 우연, 무질서, 소음과 반대 방향으로, 당신의 있는 그대로의 적나라하고 고유한 상황들과 반대 방향으로, 타자를 위해 그리고 타자와 함께 조화-음악을 계속해서 작곡해 보라. (p218)

구름의 흩어짐, 나뭇잎의 떨어짐, 어둠의 침입, 여명, 빗방울, 물빛, 작은 곤충의 움직임, 새의 날개짓... 등에 무언가를 대입한다. 자연의 흐름 혹은 동물들에 비유하는, 물리,화학,생태학 등에 환원하는 것만은 아니다. 카드 배분처럼 우연한 것들에 무언가를 던져 넣는 것. 그럼에도 밝혀질 비밀과의 접속을 기대하는 것. 다른 기차로 갈아타기. 외부의 기차-계열, 허나 내 안에서 아우성치고 있는 안전장치.

모터들, 기계들, 거대 공장, 미디어, 도로와 철도... 인간의 육체를 연장하고 뛰어넘고 대체해버리는 모든 것. 에너지의 전환과 투입, 폐에너지의 방출, 서비스와 편의, 정보의 지식, 기획으로 살아가기. 폐허 직전의 화려한 도시 공간의 확대. 집적. 모자람에 대한 공포. 남겨진 것 혹은 희귀한 것에 대한 갈망. 탈출.

기식자는 열을 자극하는 자이다 (p305). 항상 비켜 물러났다가 비켜 치는 것이다. 다양한 부문과 약한 고리라는 은유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항상 사선이다.

공간이든 역사든외부의 중심. 있거나 혹은 없거나 하는 비어있는 공간. 그 곳에서의 거리. team이 되기 위해 상황에 따라 바뀌는 외부의 중심에게 주어 버린다. 내 안에 들어온 중심. 그럼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200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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