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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씨 이야기 외 - 전3권 - 노박씨 이야기 + 불행한 사내에게 찾아온 행운 +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슈테판 슬루페츠키 지음, 조원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읽고싶었던 책이었는데, 친구가 내 속을 읽은듯 선뜻 내밀었던 책이다. 자주 책선물을 하던 그였기에, 역시 나의 수중에 들어온 책이겠거니 좋아할무렵 그의 쇳소리, '좋아하지마, 보고 다시 가져와,알았어?' 어제 새벽, 따뜻한 욕조안에 누워서 순식간에 읽었다. 노박이라는 이름의 쥐가 겪게되는, 어떻게 보면, 너무 식상한 사랑얘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너무 남일같지가 않아서말이야 그가 말했다, 갑자기 51페이지를 펼쳐서 내 눈앞에 들이밀고는 다짜고짜 읽으라고했다.

『너무 웃고 뛰어 지친 릴라는 노박씨의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기대고 속삭였다.
'나의 기사님..'
그도 살며시 릴라의 어깨를 안고 대답했다.
'그래요, 내가 당신의 기사요, 언제까지나 영원히 말이오.....'
순간 릴라가 어깨에 기댔던 머리를 휙 들고 일어섰다.
'영원히라구요? 지금 영원히라고했나요?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
이에요, 우리가 함께 있어 즐겁다면 그걸로 된거에요. 그게 아
니라면 그냥 끝이라구요!'
자다가 따귀라도 맞은듯한 기분이었다.
도대체 영문을 알수없었다..』

보고 느끼는거없냐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순간 무언가를 들킨듯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다시 펼친 70페이지에서 노박씨는 외친다. '나는 나야! 그리고 네말대로 넌 바로 너지! 넌 소중한 내 마음을 받을자격이 없어!' 부끄러웠다.. 사랑에 솔직하지못하고, 애써 미래를 외면해버리는 겁장이같은 내 모습이 자꾸 나를 괴롭혔다. 나밖에 모르는 내 모습이 갑자기 너무 유치하고 진저리가나서, 목욕하는내내 내 어깨는 슬프게 가라앉아있었다..

ma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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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살롬, 뒤틀린 영성의 길
조호진 지음 / 홍성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다윗의 셋째 아들 압살롬의 욕망으로 가득찬 삶의 이야기이다. 이스라엘의 첫째가는 수려한 용모와 똑똑한 지혜로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자멸해가는 삶을 택하고만다. 그의 아버지 다윗과의 계속된 대조를 이루며 마지막 다윗과의 전쟁에서, 그가 그의 형 암논을 쳐서 죽이듯, 그렇게 쳐 죽임을 당하는 압살롬이 나는 굉장히 안쓰럽게 느껴졌다. 너무 잘나서 다윗마저도, 자신의 눈앞에 띄는것을 좋아하지 않았던..그런 압살롬. 물론 그의 지나친 과욕과, 하나님을 거치지않은 자신만의 실리를 위해 고군분투한점은 지적할 만하지만, 너무 아름다워서 자기 아버지에게마저 질투를 받았던 압살롬이 과연 행복하고안정적인 삶을 살았을까 난 묻고싶다.

아마 그렇게 비뚤어진 그의 삶에는 무언가 이유가있었을것이다... 뭔가 잘못되어진 신앙에, 나역시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되는 책이었다. 나는 누구를 위하여 이렇게 정진하는가. 아주 간단한 나의 선택과 마음가짐으로 나는 다윗이 될수도, 압살롬이 될수도있다. 신의 맘에 드는 신도가 되는것은 얼마나 큰 희생을 요구하는가..

ma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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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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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원제는 '가능성의 나무'이다. 내가 손에 꼽는 천재작가, 베르베르의 단편소설모음집이고, 그래서 나한테 더없이 특별한책이다. 원래 단편소설 모음은 그다지 좋아하지않는다.
한권안에 너무 많은 다른내용이 들어있는데다가(헤르만헤세의 환상동화집이 그렇고), 은근히 더 지루한면이 있기때문이다(전경린의 물의 정거장이 그렇다) 그러나 베르나르의 단편은 역시 내가 좋아하는 '뒤통수를치는'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그의 지금까지의 소설들의 모티브가 될 만한 소설들도 많았다..특히 '가능성의 나무'라는 소재는 '뇌'에서 다루어지고있기도하다.

내가 베르나르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유념해서 읽는 한가지가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에 대한 그의 언급이다. 그는 실제로 한국을 굉장히 의식하는 작가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의 나라 프랑스보다도 한국에서 더 먹어주는 작가가 되었으니, 한국의 수많은 독자팬들에 대한 팬서비스로,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마케팅전략으로 그는 매 소설마다 한국에 대한 언급을 다른방식으로 표현한다.

실제로 소설 개미가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자 ,'개미혁명'이라는 개미의 후속편정도 되는 책의 서두에서는 최고급한국제 스포츠카..라는 아이러니한 멘트를 날린바있다(한국의 스포 츠카가 세계적으로 유명한지는 알수없다) 그리고 책의 아름다운 여주인공은 남자에게서 전혀 매력을 못느끼게된다(동성애자는 아니다) 그러다가 맨처음 남자에게 눈을 뜨게되는데 그 상대자가 바로 자기 친구이자 한국인이다.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이 소설중의 한편인 '투명피부'에서도 그의 한국사랑은 표현되는듯 싶다. 투명한 피부덕에 내장과 안구, 뇌가 다 비치는 섬뜩한 사람이 결국 서커스단에 들어가게되고, 거기서 곡예를 부리는 한국 여자는 그의 그런 모습까지도 사랑하게된다. 베르나르가 이런식으로 애교있게 한국에 대한 애정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기만한다면, 아마 그의 소설은 한국에서 계속 스테디 셀러가 되지않을까. 그의 가공할만한 지식과 이를 멋지게 서포트하는 무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나만알고싶은 작가를 대한민국국민은 너무 많이알고있다.불만이다!

ma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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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법칙 (오디오북) - 소리로 읽는 비즈니스
허브 코헨 지음, 북텔러 이윤석.이예진 / 청년정신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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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이런종류의 책을 굉장히 싫어한다. 그런데 왜 읽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나마 빌려읽었으니 다행아니냐고 대답하고싶다. 요즘 푹 빠져있는 천재유교수의 생활이라는 만화책을 빌리려다가 바다색같은 파란표지에 그만 충동적으로 빌려버린 이책. 뻔한책은 너무 싫다. 누가 내 치즈를~ 시리즈도 구역질나고,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1,2권도 역겹다.

하지만 적어도 이책에 점수를 주고싶은점은 협상은 이기기위한 것이 아니라 양자 모두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나만 이기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모두가 이기는 협상. 게다가 이 저자, 유머실력이 뛰어나다. 허브라는 이름도 마음에 든다. 빌려읽은 이 책. 연체료가 꽤 많이 나왔을것같다. 그래도 명색이 협상에 대한 내용을 읽었는데, 연체료문제를 가지고 대여점주인과 협상을 좀 벌여보아야겠다. 허브, 행운을 빌어주시게.

ma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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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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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영혼으로 사랑하는 부부가 있다. 에밀과 쥘리에트. 유치원때부터 서로를 사랑했다고 믿고, 60세가 넘는 긴 한세월을 서로만 바라보고 산 부부이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금술을 보이고있는 이들 부부는, 남들의 시선을 피해 둘만의 공간을 위해서 외딴곳의 집을 하나 발견하게된다. 그 주변엔 다리건너 이웃집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수있게되었다고 기뻐하고있던 그들에게, 어느날 이웃집 남자가 찾아오게된다. 오후 네시에.

쾌락이 없는 삶은 아무 맛없는 삶은 마카로니를 먹는것처럼 허무하기 그지없다. 먹는것을 통해, 자는 것을 통해, 성적인 욕구를 통해, 혹은 고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쾌락을 느끼고 인생을 영위한다. 아무것에서도 기쁨을 느끼지못하는 사람은 결국 죽음을 통해 마지막 기쁨을 느껴야하는것일까 모기물린 허벅지를 무심코 긁다가 아파서 그만두었던 나는, 어느새 다시 그곳을 긁고있다. 그리고 기쁨을 느낀다. 사소한 상처를 긁는것만으로도 나는 새삼 행복한 사람이 된다.

ma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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