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회장의 대표작 <돈의 속성>(김승호, 스노우폭스북스, 2020)을 훑어봤다. 내가 어릴 땐 사회 분위기 자체가 돈을 밝히는 사람을 속물처럼 쳐다봤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을 바라봤고 당연히 난 부자가 되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돈을 무시하는 사람에게 돈이 모일 리가 없으니 말이다.
마흔이 다되어서야 돈을 적극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사회 분위기는 거의 180도 바뀐 듯, 돈이란 것에 대한 국민 인식 전반에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관심만 있을 뿐 돈 자체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돈이 정말 인격체라면 그것을 소유하려고만 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 우리는 모두 돈을 스토킹하고 있을 뿐이다. 과연 어떤 인격체가 스토커에게 손을 내밀어 줄까? 오히려 더 멀어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저자는 돈에 대한 학문을 공부한 사람도, '돈을 버는 법'을 담은 책을 팔아 부자가 된 사람도 아니다. 스스로 부자가 된 이후에 이 책을 썼고 결국 200쇄 기념 개정증보판까지 낸 케이스다.
진짜 제대로 돈을 벌어보고, 모아보고, 유지해 보고, 사용해 본 부자가 쓴 책이라 더 관심이 간다. 아무래도 발췌독보다는 통독을 할 것 같다.
인생에서 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영적 각성만큼이나 삶에 있어 중요한 가치다. 방치하거나 무시하면 현실의 돈 역시 나를 무시하거나 방치하기 때문이다. 돈을 세속적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두렵다고 피하면 그 피해가 나와 내 가족 전체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며 평생 노동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 6p
세상에 나온 책들은 실제로는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이론가가 쓴 것이 대부분이다. 결국 이런 책을 저술해 돈을 버는 사람이 더 많다. 정말 돈의 속성에 대해 잘 아는 자산가들은 그 비밀을 굳이 글로 남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 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