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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2 - 평정심으로 맞는 죽음의 기술 ㅣ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2
S.N. 고엔카 지음, 버지니아 해밀턴 엮음, 담마코리아 옮김 / 김영사 / 2021년 1월
평점 :
《인문학•종교 // 독서 3단계 - 정독》 원래 두 챕터 정도만 발췌독 하려고 했지만 이틀 만에 끝까지 정독해 버렸다.
총 열 개의 챕터로, 각 챕터는 다양한 명상가들이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와 위빳사나 명상 관련 강의 내용 그리고 경전 구절 순의 구성이다. 그리고 세 개의 챕터마다 '질의응답'코너가 있다. 유익한 내용이지만 누구의 질문이고 누구의 답변인지 명확히 표시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하필이면 발췌독 하기로 한 챕터의 명상가 이야기 파트가 다큐처럼 너무 밋밋해서 통독을 주저했었는데 만약 그냥 덮었다면 후회할 뻔했다. 앞선 1권도 그렇고 이 시리즈만큼 불교와 명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책은 처음이다. 흥미를 넘어 10일 코스에 직접 참여해 보고 싶어질 정도다.
죽음 직시하기
지난 글에서 자가면역질환 덕분(?)에 평소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고 했다. 매번 결론은 '연명 치료는 받지 말고 호스피스에서 삶을 마감하자'로 끝나지만 문제는 그것이 죽음과 고통에 대한 두려움까지 없애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통해 무언가 쓸만한 동아줄을 잡은 것 같다.
행복이란 어떤 이벤트로 인한 순간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일상의 평온함 자체가 행복인 것 같다. 대부분 몸이 아프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가만히 있을 때 아무 통증이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말이다.
전작과 비교
구성이 다를 뿐 내용 자체는 1권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그 덕에 위빳사나 명상에 대해 이해가 좀 더 깊어진 것 같다. 외계어 같던 빠알리 용어들도 이젠 어느 정도 친숙해졌다.
마치 동양 고전을 읽듯 반복해서 되새기는 게 더 유익한 듯. 시리즈의 마지막 책인 <고엔카의 위빳사나 10일 코스>(S.N. 고엔카, 윌리엄 하트, 담마코리아, 2017)도 조만간 읽을 예정이다.
불교는 종교와 과학 사이에
불교는 믿음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1권의 초반부터 확실히 언급하고 시작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은 진리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한다. 심지어 부처가 한 말조차 말이다. 그 말로 인해 더욱 부처에게 신뢰가 갔다. 이 정도면 종교라고 하기도 애매하지 않나?
어쨌든 난 전생이니 내생이니 하는 따위는 믿지 않는다. 죽은 후 정신은 사라지고 육신은 우주의 일부가 될 뿐이다. 직접 그것을 경험하기 전까지 그저 지금 현재의 '되어감', '죽어감'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느끼고 이해할 뿐이다.
위빳사나를 수행하는 데 전생 또는 내생을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이 현재의 삶은 믿어야 합니다. (중략) 매 순간 여러분은 죽어가고, 매 순간 새로 태어납니다. 이것을 관찰하고 느끼고 이해하세요. (중략) 내생이 없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현재의 삶을 향상시키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미래는 현재의 산물일 뿐입니다. 현재가 괜찮다면 미래도 괜찮을 것입니다. - 127p
마무으리
1권이 유익했다 싶은 분들은 2권 역시 마찬가지일 테지만 중복되는 내용이 싫은 분들은 1권만 반복해서 읽어도 무방하다. 2권에는 다양한 명상가들의 이야기와 인터뷰가 있는데 물론 다 비슷비슷한 내용이지만 충분히 유익하고 재미있다. 결론은 명상 관심 있는 분들은 강추, 그게 아니라면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