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본 투 비 수포자다. 단순 포기를 넘어 수학을 증오했다. 그 증오심의 크기가 어느 정도였냐…. 한가지 예를 들자면 초딩부터 중딩때까지 쭈~~~~~욱 장래 희망이 천문학자였다. 그런 내가 중학교 3년 내내 고뇌하다 수학과 함께 장래 희망도 집어 던져버렸다.
고등학교 3년 동안은 아예 담을 쌓고 살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험 점수야….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점수, 아마 맞을 거다. ㅎㅎ
20대 중반을 넘기고 독서에 눈을 뜨게 되면서 수학에 조금 관심이 생겼다. 정확하게는 학교에서 배웠던 교과목 모두에 관한 관심의 일환이었다. 그때 나 자신에게 시험이 목표가 아닌 순수한 의도로서의 공부를 해보고자 다짐했다. 문제는 그 다짐이 무려 10년이나 이어졌다는…. ㅎ
다짐만 10년을 삭힌 어느 날 출판사 미디어숲에서 요 책의 제공을 제안해 주셨다. `미분`이란 단어를 보자마자 경기를 일으켜야 정상(?)인데 가슴 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알렉산더 대왕이나 칭기즈칸의 전기를 읽을 때나 느껴질 법한 정복자의 열망이 솟구쳐 오르는 듯했다. 순간 이제는 수학을 정복할 때가 왔다는 대책 없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는 덥석 제안을 받아 물었다.
이 책이 추구하는 방향은 `미분 공부`가 아닌 `미분 이야기`이다. (중략)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그리고 미분이 무엇인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미분 입문서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막연하게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거나 수학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미분을 이해하는 과정은 이미 포기한 많은 수학 개념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 10p
이 책은 중고생 수준에 맞춘 미분 입문서다. 전체 약 200페이지로 현재 절반 정도 읽었다. 소감은? 뭐 대충 안갯속을 헤매고 있는데 어찌 되었든 흐릿흐릿하게 앞에 뭔가 보이는 것도 같다(영화 <미스트>를 떠올리면 거의 확실하다). 일단 완독한 후에 한 번(?) 더 읽어야 할 듯하다.
근데…. 가장 큰 문제는 함수가 제대로 기억이 안 난다는 거다. ㅎ 그래서 요즘 EBS에서 초등 수학부터 천천히 강의를 돌려보는 중이다. 어찌 되었든 내 독서 지론은 관심사 타깃이 되었을 때 끝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또 이런 날이 올지 알 수 없으니깐. 끝을 알 수는 없지만 일단 도전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