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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1월
평점 :
갑자기? 말하기?
말하기 관련 책을 읽어 본 기억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가물가물하지도 않는 걸 보니 전혀 없는 것 같기도;;; 그럴 정도로 말하기에 관심 없던 내가 이 책을 펼친 이유가 뭘까?ㅎ
온라인에서 코로나 시기의 소통 관련 글을 읽던 중 뜬금없이 말하기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대면 소통보다 비대면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는 과정이었으니 말이다.
남들 보다 특별해지는 방법은 별다를 것이 없다. 직접적인 대화와 소통이 줄어가는 시기에 그것에 대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해질 수 있다. 특별하다는 것은 '그래 나 잘났다!'라는 게 아니라 집단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뜻이다. 도움이 되는 존재에게는 그만큼의 기회가 찾아온다.
🔖중국 최대 부호 청쿵그룹 회장인 리자청은 "독서가 당신의 재산을 늘려주진 않는다. 그러나 더 많은 기회를 준다. 기회를 창조해내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투자법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대화 역시 마찬가지다. - 8p
말하기란?
🔖말이란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무리 진심이라고 해도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면 상대를 감동시킬 수 없다. - 21p
상대에게 진심을 전하기 전까지 그 진심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명작을 감상하고 느낀 벅찬 감정을 말이나 글로 정확히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앞서 말했듯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벅차오름은 듣는 이에겐 그저 사전적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람에 따라 감상의 표현만으로 상대를 감동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해당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 말이다.
말하기 기술은 이처럼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다. 그것의 수준에 따라 관계의 질, 삶의 질이 달라지며 그것은 본인뿐 아니라 주변 지인의 삶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말하기는 기술이라기보다는 타인을 생각하는 배려에 가깝다. - 36p
끌리는 책에는 반전이 있다?
중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장차오의 책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미디어숲, 2020). 흔하디흔한 화술 책의 인상이었다면 평소처럼 지나쳤을 테지만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이라는 문구에 끌렸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회'라는 단어에 꽂혔다. 최근 누구보다 기회를 갈구하는 나의 심리가 크게 반영된 듯.
컨셉도 구성도 딱히 잘 짜였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 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화장실에서 또는 잠깐 시간 날 때 랜덤으로 펼쳐 그 부분만 곱씹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개별 내용들은 읽을 만하다.
인상적인(?) 내용
내용인즉슨 상대를 위로할 시 본인의 상황이 더 안 좋다는 것을 어필하는 게 상대의 공감과 위로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사실 이 말의 의도는 조금만 생각해 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저자는 내 기준에선 좀 색다른(?) 이유로 그것을 위험하다고 했다.
🔖위험한 이유는 '내가 더 비참'하다고 말하려다 자신의 정보를 너무 많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그 당시에는 상대가 자기와 당신이 같은 늪 안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위기를 넘기고 나면 당신이 별것 아닌 사람처럼 느껴져 무시당할 수 있다. - 56p
위문장을 읽고 나서 머리로는 이해가 돼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동시에 저자가 두렵게 느껴졌다;;; 나도 꽤 현실적인 인간이지만 순간 소오름이... 이 책 분명... 끌림과 배려, 긍정, 진정성 같은 걸 주로 강조하는 것 같았는데;;
아무튼 정확한 컨셉도 딱히 모르겠고 통일성도 없고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책이다. 그래서 230페이지짜리 자기 계발서를 야금야금 거의 일주일에 걸쳐 읽었다. 이렇게 읽으면 유익함.
말하기의 기본 마음가짐
🔖말은 한 사람의 심리적 상태를 대변하는 것이라서 자유롭게 말하고 싶으면 먼저 내면이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평온한 마음으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반응해 줘야 한다. - 116p
대화를 잘하려면 열린 마음가짐이 필수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는 꼰대 마인드는 고이 접어 휴지통에 버리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화에 임해야 생산적인 소통이 이뤄진다. 겉으론 아닌 척하며 속으로 꼰대 짓 할 거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웬만하면 다 티가 난다. 열린 마음으로 우선 경청하는 자세를 갖추자.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고 직접 부정하는 대신 토론으로 대화를 이어가자. 이것은 대화의 방식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다시 말해 열린 마음과 관련 있다. - 121p
🔖만일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듣는 법을 배워서 상대가 자기 얘기를 더 많이 하도록 독려해 주면 된다. 그러면 그는 당신을 매우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 161p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말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그들은 어떠한 문제나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항상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예민하게 일의 시비를 따지지 않는다. - 192p
서로의 의견을 경청한 후 올바른 방식으로 토론을 하는 것만큼 대화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없다. 뭐든 실전이다. 어떤 분야든 수많은 요령이나 팁들이 존재하지만 그것들을 달달 외운다고 숙달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정도를 걸으라고 한다. 정도란 다른 거 없다. 이미 다 알려진 방법으로 끊임없이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것. 그게 최선이다. 말하기 역시 마찬가지.
글을 잘 쓰는 것만큼이나 말 잘 하는 기술은 정말 탐나는 능력이다. 지금까지는 글쓰기 능력만 탐을 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말하기 연습도 열심히 하기로 했다. 근데... 누구랑 하지?
🔖상대가 누구든 토론의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면 생각하지 못했던 대답을 들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주변에 가장 편하고 가까운 사람부터 시작해 그들의 감정을 돌봐주면서 진실하고 넓은 마음으로 관계를 이어가보자. - 122p
마무으리
저자는 대화 스킬 보다 긍정적인 시각, 열린 마음가짐 등을 더 중시한다. 나 역시 공감한다.
아무리 아나운서처럼 기똥찬 발성과 정확한 발음으로 유창하게 말을 잘 해도 경청할 줄 모르고 겉과 속이 다르며, 꼰대 중에 꼰대라면 결코 사람들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발음이 좀 부정확하고 목소리가 별로라도 배려와 자신감, 열린 마음가짐이 전해지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오래 대화해도 지겹지 않을 것이다.
강력 추천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나쁜 선택도 아니다. 단, 책 속 내용들이 제목에서 말하는 '비밀'에 해당되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별 점 셋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