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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 : 극장판 & 확장판 - 초회 넘버링 한정판 (3disc 디지팩)
조성희 감독, 박보영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개봉했을 땐 유치한 판타지 로맨스물이라 생각해 관심을 주지 않았다. 다들 호평함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에 더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기도 하다. 송중기와 박보영을 싫어한 것도 아닌 되려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왜 그랬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터리다.
장영남, 유연석, 김향기. 주연뿐 아니라 조연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이다. 유연석이 출연한 작품을 꽤 많이 본 것 같은데 순수 악역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진짜 드럽게 재수 없게 연기한다(물론 칭찬이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것은 진짜 신의 한 수다. 덕분에 늑대 인간이라는 비현실적 설정에 현실성(개연성)을 부여했다(하지만 그지 꼴을 하고도 멋있어 버리는 송중기는 탈 현실적). 왜 내 멋대로 시간적 배경을 현재라고 생각했을까? 과거 이 영화가 유치하다는 선입견을 품었던 건 '현재'가 배경이라는 오해가 빚어낸 참극(?)인 듯.
설정과 플롯을 보면 팀버튼의 <가위손>(1991)이 떠오른다. 오프닝에서 할머니가 된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녀의 회상으로 이어진다는 점과 누가 봐도 수상스러운 인물인 주인공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마을 커뮤니티, 그리고 의도치 않은 사고로 공동체의 신임을 잃고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 한 체 평생을 떨어져 살 게 된다. 거기다 지금껏 서로를 잊지 못한 것까지 비슷하다.
마치 차태현처럼 박보영의 연기는 작품마다 비슷비슷하게 보이는데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차태현은 10년 전에 질렸다). 특히 특유의 그 새침한 모습은 볼수록 매력 있다. 개그 코드 또한 내 취향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오나귀>를 다시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이글거린다.
볼 만한 작품이다. 아름다운 풍광(제주도 물영아리 오름)과 등장인물들의 순수함에 어릴 적 때 묻지 않은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단, 마지막에 송중기가 수십 년 넘게 주인공을 기다린 장면을 보고는 바로 현실 복귀했다. 아무리 판타지지만 건 좀 심한 거 아니오! 그리고 늑대 인간의 힘이 겁나 쎄다는 것까지는 인정. 근데 히어로물도 아니고 꼭 울버린이나 헐크 변신하듯 역변해야 속이 후련했냐!!!
순수 달달 판타지 로맨스 히어로물(?) 원하시는 분, 송중기 박보영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별은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