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쓰기 강의 - 영화를 깊이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
강유정 지음 / 북바이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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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있는 것이다. 그 뭔가가 있음을 느끼고, 무엇인지 고민하고, 고민의 결과를 써보고 싶은 것, 그런 간지러움을 느껴본 자가 바로 이 책의 독자이다. - 7p

글을 쓴다는 것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어린 시절부터 '평가'를 전제로 글쓰기를 강요 당한 경험이 있으니 그러한 부담은 당연한 결과다. <영화 글쓰기 강의>, 제목에 '강의'가 들어가서 딱딱해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친절하고 자상한 선생님께 1:1 글쓰기 과외를 듣는 기분이다. 저자가 가능한 쉽게 쓰려고 한 노력이 책 전체에 스며있다.

영화 글쓰기라 하면 대부분 매체에 기고하는 전문적인 글을 떠올린다. 하지만 인터넷에 널린 100자 평도 같은 영화 글이다.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100자 평도 막상 쓸려고 하면 만만치 않음을 깨닫는다. 처음 시작은 미약해도 된다. 아니 미약할 수 밖에 없다. 그게 정상이다. '와 진짜 재미있다.', '이것도 영화라고 만들었냐?'와 같은 짧은 문장으로 첫발을 내딛는 거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글쓰기 만큼은 시작과 꾸준함이 장땡이다. 글은 머리가 아니라 방뎅이로 쓴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냥 그렇게 짧은 감상을 적는 것으로 시작하자.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왜'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 그 순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왜 이런 감상에 젖게 된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당신을 영화 글쓰기의 세계로 인도한다. 물론 영화뿐 아니라 책리뷰 역시 마찬가지다.

그냥 웃을 땐, 관객에 불과하지만 왜 웃는지 궁금해 할 땐 전문적인 영화 글쟁이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된다. - 35p

김봉석 평론가가 쓴 <영화 리뷰 쓰기>(랜덤하우스, 2008)가 있다. 이 책과 비교하면 보다 실용적인 측면이 강하다. 영화 글쓰기 관련해 딱 한 권만 볼 생각이라면 이 책 <영화 글쓰기 강의>를, 좀 더 여유가 있거나 욕심이 난다면 이어서 <영화 리뷰 쓰기>를 권한다.

꼭 전문적인 긴 글을 남기지 않더라도 영화나 책을 보고 느낀 감상 쯤은 따로 정리해두자. 여행 역시 마찬가지, 사실 어떤 경험이든 다 해당된다. 요즘은 스마트폰 덕분에 무얼하든 손쉽게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남긴다. 그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글'로 남길 수 있다. 글 남기는 것이 귀찮다면 당시의 감상이나 생각을 녹음하거나 동영상으로 남겨보자.

때론, 그 나이에만 쓸 수 있는 글도 있다. 이 말인즉슨 지금, 쓰고 싶은 글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남겨놔야 한다는 것이다. 정서도 나이를 먹는다. 그래서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 나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글이 있다면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 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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