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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화된 거짓말 - 진실보다 감정에 이끌리는 탈진실의 시대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박유진 옮김 / 레디셋고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거짓말은 점차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거짓말이면서 거짓말이 아닌 그런 정보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거짓말에 속아, 아니 그런 정보에 현혹되어 선택을 할 것인가. '내가 그런 거짓에 놀아날 줄 알아? 난 꼼꼼히 따져 볼 거야.' 하면서 정작 자신이 무엇에 놀아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 것인가.
결혼 전에는 뉴스를 철썩같이 믿었다. 뉴스와 신문은 사실을 말하는 것이니까, 말하지 못하는 것은 있어도 말한 내용이 거짓일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인터넷이 더욱 활성화되면서(물론 결혼 전에도 인터넷은 활발했지만, 그 발전 속도는 급속도록 커져만 가는 것 같다) 내가 보고 있는 읽고 있는 뉴스와 신문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정확히 알았다기보다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정보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선택의 과정에서 많은 대조군과 비교하며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혹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혹은 모른다고 생각조차 못했던 사실들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더욱더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3부로 나위어 수/말/세상 평가하기로 구분한다. 1부 수 평가하기는 "통계 자료는 사실이 아니다. 해석(p.29)"이라고 말한다. 통계자료가 숫자이다 보니 우리는 명백한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대마초 금지법의 시행이 중단된 이후로 35년간 대마초 흡연자의 수가 해마나 두 배씩 증가해왔다(p.30)" 이런 주장이 있을 때 그럴듯한가? 저자는 조금만 살펴보면 오류라고 말한다. "가령 35년 전 캘리포니아 주에 대마초 흡연자가 한 명 있었다고 가정했을 때 (...) 해마다 두 배씩 증가하면 170억이 넘는 수치가 나온다(p.31)고 말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이 그래프를 보면 세금이 아주 많이 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른쪽 막대가 왼쪽 막대보다 6배나 더 넢기 때문이다. 본인의 세금이 6배 오르길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숫자를 싫어하거나 바쁜 시청자들은 축을 찬찬히 살펴보고 실제 차이가 세율 35%와 39.6%의 차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을지도 모른다."(p.61)

y축을 수정해 이렇게 표현해야 올바른 도표일 것이다. 하지만 기사를 쓰고 알리는 사람이 어떤 입장인지에 따라 데이터는 얼마든지 편법으로 수정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런 자료들이 무궁무진하다. 난 1부의 한 예로 쉽게 이 책에 대해 알려주고자 위 자료를 게시했지만 2부의 말 평가하기, 3부의 세상 평가하기 내용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많은 내용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저자는 "인터넷은 매우 민주적인 통신망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누구나 전 세게의 온갖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처럼 그런 두 가지 활동이 합쳐지면, 진짜 정보와 허위 정보가 나란히 공존하는 가상 세계가 생겨난다. 거기서 둘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당신을 도로 쳐다보는데, 하나는 당신에게 도움을 줄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당신에게 해를 끼칠 것이다.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알아내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인데, 그런 일을 하려면 신중한 사고도 필요하고 우리 중 대다수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한 가지, 즉 시간도 필요하다. 비판적 사고는 당신이 한 문제에 적용하고서 곧바로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속해야 하는 과정이다. 그런 사고를 하려면 우리는 모두 베이즈식으로 생각하며 새로 얻은 정보로 자신의 지식을 갱신해야 한다.(p.345)"고 말한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그가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이라며 운을 떼는지 보면 된다"(p.201)고 한다. 정직한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말을 시작할 필요가 없다며..
이 책은 우리가 비판적사고를 하기 위한 입문서로서 정보가 어떻게 우리를 현혹하는지, 우리는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 두 정보를 꼼꼼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비판적 사고를 통해 세상에 조금 더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가길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단, 많은 숫자들과 흔히 듣지 못하는 전문 용어들에 머리가 지끈거릴 수도 있다.(나만 그럴 수도 있다.)
<이 책은 출판사에게 도서를 지원받아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