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에 대하여 - 가치를 알아보는 눈
필리프 코스타마냐 지음, 김세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가치를 알아보는 눈'이라는 소재목을 달고 있는 <안목에 대하여>는 세계적인 미술품 감정사 프랑스 아작시오 미술관 관장이 들려주는 예술에 대한 안목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술품 감정사로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작품들을 어떻게 새로이 발견했으며,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 그럼으로써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소개한다. 또한 미술품 감정사가 피해야 할 위험요소와 지녀야 할 덕목(?), 미술품 감정사의 삶에 대해, 그리고 그와 함께 작업하고, 그의 스승인 위대한 예술인들의 에피소드들, 그리고 중요한 안목에 대해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가 의대 공부를 시작하는 바람에 저자는 어린 시절 부유한 외가에서 살았다. 외할아버지 또한 의사였으며 미술관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자주 미술관이나 전시 등에 데리고 다니신 덕분에 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환경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맹모삼천지교가 괜히 나온 말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저자는 일부러 미술사를 전공하게 하고자 의도한 교육환경은 아니었지만, 많이 보고 접한 환경을 무시하진 못할 것 같다.


감정사에 대해 저자는 "화가의 작품 전반에 드러나는 일반적인 특징을 잘 기억하면서도 각각의 작품을 유일무이한 개별적 대상으로 취급해야 하며, 화가와 혼연일체가 되어 세밀한 부분은 물론 그 너머까지 모든 것을 꿰뚫어본다(p.70)"고 말한다. 또한 미술 감정사라는 직업의 좌우명으로 "언제든 질문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뭔가에 확신이 서더라도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고집해서는 안된다(p.35)"로 삼고 있다고 한다. "미술 작품을 관찰해서 지식을 얻을 때처럼 감정을 할 때도 새로운 견해를 수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p.35)고 했다. 이것은 비단 미술 감정사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누구나 혼신을 다하고, 늘 의문을 품으며, 편견을 갖지 않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미술 감정사의 안목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안목은 보는 것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나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다. 아니, 안목을 갖게 되었다. 훌륭한 미술품 감정사로 거듭나기 위해 보는 법을 배우고 익혔다. 미술품에 눈먼 사람처럼 맹목적으로 딴 데는 눈이 팔리지 않는다. 오로지 내가 봐야 할 대상에만 일편단심으로 눈길을 준다. 내가 미술품 감정사 직업을 가져서 좋은 점은 거무스레한 면 뒤에 숨겨진 밝은 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걸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미​술품 감정사로서 오감을 곤두세우고 미술의 세계를 탐험한다.(p.244)."


안목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역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탁월한 재능과 부단한 훈련에 탄탄한 인맥이 갖춰지고 정식 교육을 이수할 때 비로소 안목이 형성되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훈련.(p.300)"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술에 문외한인 내가 안목에 대한 공부를 해보고자 찾았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확신해 준 책이다. 책의 내용은 예술에 대한 안목에 대해 설명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이 안목이 우리 삶에 그대로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안다는 그 앎이 진정한 앎인지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내가 모른다, 백지상태다 생각하고 알고자 배우고자 하는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제대로 파헤쳐야 하는데, 안다고 착각한 나머지 무심코 넘긴 일들은 안목을 키우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었을 뿐이다. 아직 안다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주관적인 입장에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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