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마그다 가르굴라코바 지음, 야쿠브 바초릭 그림, 윤신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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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

이 책을 열면 위대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크고, 작고, 오래되고, 현대적이며, 평범하고
때로는 세계를 뒤집어 놓을 다양한 다리를 만날 수 있죠.
자, 이제 한 걸음 내딛어 다리를 건너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러 가 봅시다.
준비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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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리(bridge)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온 다리의 역사와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 그리고 영화·미술·음악 속에서 다리가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하는 작품들과 그 창작자의 이야기등 다리에 관련된 정보를 두 페이지 안에 쉽고 간단하게 소개했지만, 내용은 알차고 풍성하다. 역사·과학·예술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귀엽고 따뜻한 그림체의 일러스트가 더해져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이 배가되고, 가볍게 읽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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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퀴즈]

Q.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300미터 높이 에펠탑을 세운 전설적인 토목 엔지니어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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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구스타프 에펠 (1832~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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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대니얼 깁스 외 지음, 정지인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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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경과 의사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초기다."



p.290

이 책을 쓰는 내내 염두에 둔 것은 단 하나의 목적이었다. 내가 배운 것을 나누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 뇌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변화는 인지 손상이 나타나기 무려 20년 전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생활 방식을 바꾸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병의 진행을 크게 늦출 수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언젠가 치료법이 반드시 발견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기억이 사라지기 전, 바로 ‘초기 단계’에 집중해 너무 늦기 전에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이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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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치매 환자를 진료해온 신경과 의사였다. 그러던 그가 스스로의 알츠하이머 발병을 눈치채고, 자신의 투병 과정을 기록한 일지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기록은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한 치열한 실험이자 싸움이다. 생활습관 개선, 다양한 치료 시도,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들을 담담히 기록해나간다.


첫 증상은 후각의 이상이었다. 꽃향기 같은 실제 냄새를 맡지 못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냄새를 느끼는 환후각증(phantosmia), 즉 후각적 환각이 나타났다. 그 후에는 기억력 저하, 안면 인식의 어려움, 언어 능력의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겹쳐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호전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병이 점차 악화되는 현실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지금은 의학적으로 한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치료법은 반드시 발견될 것" 그리고 "그때까지 우리는 알츠하이머를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로 받아들이고, 속도를 늦추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이 책에는 그가 직접 실천하고 검증한 사례와 방법들이 담겨 있다.‼️ 


어떤 식단이 도움이 되는지, 어떤 습관이 병의 진행을 늦추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노력은 인지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가장 초기 단계"에서 시작할 때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이미 손상이 진행된 뒤라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작가가 자신의 병을 치유하려는 목적보다 기록을 통해 다른 이들의 치료를 돕고자 하는 사명감이 돋보였다는 점이다.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그는 오히려 기억을 집요하게 더듬고 세세하게 기록을 남기며 타인의 치유에 보탬이 되고자 치열하게 분투했다. 그 모습은 내게 삶의 의미와 현재의 소중함을 되새겨야 한다는 자각을 일깨워준다.


안일했다. 지금의 건강한 몸에 감사할 줄 몰랐던 것이 아차 싶었다. 내 몸을 돌보는 좋은 습관을 만들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를 소홀히 해왔음을 깨달았고 진정한 자기 돌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실천법을 생활 속에 더해간다면, 현재를 더 충만하게, 균형을 이루며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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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꾸준히, 천천히, 묵묵히 삶을 키우는 나무의 지혜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박은진 옮김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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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아름다운 책.


이 책은 나무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면, 나무에게서 마치 탈무드와도 같은 깊은 삶의 지혜를 배웠음을 깨닫게 된다. 뿌리를 내리고, 바람을 맞고, 비를 마시며 살아가는 나무를 통해 저자는 그 묵묵한 생을 삶의 은유로 빚어내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태도를 다시 일깨운다.


나무는 가혹한 환경과 침묵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힘을 품고,.오랜 세월 동안 열매를 내어주며, 한순간의 찬란함으로 ‘지금’을 사랑하라 속삭인다. 또한 긴 세월을 버텨오며 빚어진 형태를 통해, 균형이란 맞서는 힘이 아니라 지켜내는 힘임을 보여준다.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수놓아진 문장들은 섬세했고, 뿌리처럼 깊었다.


“서두르지 말 것. 차분히 계획할 것.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것.”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기보다,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찾아보자.”


읽고 나면, 나무가 더 이상 ‘그저 나무’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스승이 되어, 변화 앞에서 유연하되 뿌리를 잃지 않는 법, 꺾이지 않고 살아가는 법, 그리고 오늘이라는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이 책은 바쁘고 메마른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마음속에 숲을 가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해주는, 한 편의 잔잔한 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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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보이지 않는 관계망을 이루고, 위협을 감지하면 적극적으로 대응도 한다. 심지어 바람에 쓰러져도 끝이라 여기지 않는다. 포기하기는커녕 땅에 누운 채로 기발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성장을 이어나간다. 나무는 무려 4억 년 가까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그 정도 세월이면 삶의 이치를 깨닫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래서일까. 나무는 변화에 적응하고, 풍파를 견디며, 마침내 생명을 활짝 피워내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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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서두르지 말 것. 차분히 계획할 것.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것. 이런 삶의 자세는 우리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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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3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다시 일어설 힘이 필요할 때 바오바브나무를 바라보자. 차마 대놓고 말하기 미안하지만, 솔직히 이 나무는 좀•••••• 이상하게 생겼다. 하지만 이 나무, 알고 보면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상당한 능력을 품고 있다. 아프리카 사바나의 모질고 열악한 환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자란다. 어디 그뿐인가.
... 목마른 코끼리들이 물을 찾기 위해 부드러운 나무껍질을 뚫고 속을 헤집어놓는 공격까지 참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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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9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일에 마음을 쓰느니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찾는 편 여러모로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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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1

삶이 그러하듯 아름다움도 덧없는 것. 벚꽃은 말한다. 눈앞에 빛나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누리고 매 순간 충만하게 살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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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2

삶은 하나의 여정이다.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그런 날엔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기보다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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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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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슬란드에서 왜 맥도날드가 사라졌을까?


세계 최상위권 부유국이자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아이슬란드.


1993년 첫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열었을 땐, 총리가 직접 방문해 빅맥을 먹을 정도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불과 16년 뒤, 마지막 매장이 문을 닫았다.


단순한 경영 실패일까?
그 이면에는 오랜 외세 지배 속에 형성된 민족적 불안감과, 동시에 국제 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


《시선 너머의 지식》은 이처럼 단순한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각 나라의 역사·정치·문화가 얽힌 숨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작가는 우리가 ‘선진국’이라 부르는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 뒤에 숨겨진 역사적 · 문화적 구조를 냉철하게 분석한다. 특히 미국과 서유럽 등 특정 국가를 우월한 기준으로 삼아 스스로를 평가하고,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을 모방·소비하는 경향을 ‘문화적 제국주의’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이는 단순한 열등감이 아니라, 제국주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보편적 기준’이 사실은 서구 중심이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덴마크, 싱가포르,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 9개국의 사례를 분석하며,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이 절대적인 실체가 아니라 역사적·사회적 맥락과 선택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인식 틀에서 벗어나, 표면적 평가 너머에 숨은 구조와 권력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타자’의 시선을 개인적 관계와 국가 관계 모두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주변의 누군가를 기준 삼아 스스로를 정의하듯, 한 나라 역시 외부의 시선과 평가를 통해 스스로를 규정한다는 통찰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성찰은 그 시선 너머를 볼 때 가능하다는 것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다.


결국 이 책은 단순히 ‘세계 비교’나 ‘국가 분석서’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있는가를 묻는 철학적 성찰이자, 지적 자립과 인식 재구성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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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


이것이 바로 《시선 너머의 지식》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누가 우리를 평가하고, 우리는 왜 그 평가를 내면화하는가?", "선진국이라는 기준은 누구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것인가?" 그 시선을 넘어설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시선을 낯설게 바라보게 합니다. 표면적인 평가와 이미지를 넘어, 그 이면의 역사적 맥락과 본질을 파악하려는 태도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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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우체국
호리카와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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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우체국>은 호리카와 아사코가 선보이는 ‘환상 시리즈’중의 한 편으로, 생과 사의 경계, 현실과 비현실이 맞닿는 곳인 ‘도텐 우체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루아침에 우체국의 일원이 된 주인공 아즈사는, 그곳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들의 그림자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는 늘 복잡한 사연을 가진 '마리코'가 머문다. 마리코의 존재는 단순한 동행을 넘어, 이야기 속 또 하나의 축을 형성하며 독자를 서서히 깊은 미스터리의 세계로 이끈다.


따스한 감성과 서늘한 기운이 교차하는 이 소설은, 일상의 틈새에서 불현듯 드러나는 ‘이승과 저승’의 흐릿한 경계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무엇보다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아름답고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이, 이 특별한 이야기를 곁에 두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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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4

최근 몇 년 사이 산다는 게 뭘까, 죽는다는 건 뭘까, 그런 의문을 중심으로 몇 편의 소설을 썼습니다. 《환상 우체국》은 제 나름대로 우선 그런 의문을 일단락 지어 결론을 내린 장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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