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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꾸준히, 천천히, 묵묵히 삶을 키우는 나무의 지혜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박은진 옮김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아름다운 책.
이 책은 나무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면, 나무에게서 마치 탈무드와도 같은 깊은 삶의 지혜를 배웠음을 깨닫게 된다. 뿌리를 내리고, 바람을 맞고, 비를 마시며 살아가는 나무를 통해 저자는 그 묵묵한 생을 삶의 은유로 빚어내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태도를 다시 일깨운다.
나무는 가혹한 환경과 침묵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힘을 품고,.오랜 세월 동안 열매를 내어주며, 한순간의 찬란함으로 ‘지금’을 사랑하라 속삭인다. 또한 긴 세월을 버텨오며 빚어진 형태를 통해, 균형이란 맞서는 힘이 아니라 지켜내는 힘임을 보여준다.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수놓아진 문장들은 섬세했고, 뿌리처럼 깊었다.
“서두르지 말 것. 차분히 계획할 것.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것.”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기보다,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찾아보자.”
읽고 나면, 나무가 더 이상 ‘그저 나무’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스승이 되어, 변화 앞에서 유연하되 뿌리를 잃지 않는 법, 꺾이지 않고 살아가는 법, 그리고 오늘이라는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이 책은 바쁘고 메마른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마음속에 숲을 가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해주는, 한 편의 잔잔한 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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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보이지 않는 관계망을 이루고, 위협을 감지하면 적극적으로 대응도 한다. 심지어 바람에 쓰러져도 끝이라 여기지 않는다. 포기하기는커녕 땅에 누운 채로 기발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성장을 이어나간다. 나무는 무려 4억 년 가까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그 정도 세월이면 삶의 이치를 깨닫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래서일까. 나무는 변화에 적응하고, 풍파를 견디며, 마침내 생명을 활짝 피워내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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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서두르지 말 것. 차분히 계획할 것.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것. 이런 삶의 자세는 우리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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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3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다시 일어설 힘이 필요할 때 바오바브나무를 바라보자. 차마 대놓고 말하기 미안하지만, 솔직히 이 나무는 좀•••••• 이상하게 생겼다. 하지만 이 나무, 알고 보면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상당한 능력을 품고 있다. 아프리카 사바나의 모질고 열악한 환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자란다. 어디 그뿐인가.
... 목마른 코끼리들이 물을 찾기 위해 부드러운 나무껍질을 뚫고 속을 헤집어놓는 공격까지 참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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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9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일에 마음을 쓰느니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찾는 편 여러모로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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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1
삶이 그러하듯 아름다움도 덧없는 것. 벚꽃은 말한다. 눈앞에 빛나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누리고 매 순간 충만하게 살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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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2
삶은 하나의 여정이다.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그런 날엔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기보다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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