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평점 :
Q. 아이슬란드에서 왜 맥도날드가 사라졌을까?
세계 최상위권 부유국이자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아이슬란드.
1993년 첫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열었을 땐, 총리가 직접 방문해 빅맥을 먹을 정도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불과 16년 뒤, 마지막 매장이 문을 닫았다.
단순한 경영 실패일까?
그 이면에는 오랜 외세 지배 속에 형성된 민족적 불안감과, 동시에 국제 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
《시선 너머의 지식》은 이처럼 단순한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각 나라의 역사·정치·문화가 얽힌 숨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작가는 우리가 ‘선진국’이라 부르는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 뒤에 숨겨진 역사적 · 문화적 구조를 냉철하게 분석한다. 특히 미국과 서유럽 등 특정 국가를 우월한 기준으로 삼아 스스로를 평가하고,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을 모방·소비하는 경향을 ‘문화적 제국주의’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이는 단순한 열등감이 아니라, 제국주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보편적 기준’이 사실은 서구 중심이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덴마크, 싱가포르,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 9개국의 사례를 분석하며,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이 절대적인 실체가 아니라 역사적·사회적 맥락과 선택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인식 틀에서 벗어나, 표면적 평가 너머에 숨은 구조와 권력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타자’의 시선을 개인적 관계와 국가 관계 모두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주변의 누군가를 기준 삼아 스스로를 정의하듯, 한 나라 역시 외부의 시선과 평가를 통해 스스로를 규정한다는 통찰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성찰은 그 시선 너머를 볼 때 가능하다는 것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다.
결국 이 책은 단순히 ‘세계 비교’나 ‘국가 분석서’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있는가를 묻는 철학적 성찰이자, 지적 자립과 인식 재구성을 일깨운다.
▪︎
p.7
이것이 바로 《시선 너머의 지식》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누가 우리를 평가하고, 우리는 왜 그 평가를 내면화하는가?", "선진국이라는 기준은 누구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것인가?" 그 시선을 넘어설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시선을 낯설게 바라보게 합니다. 표면적인 평가와 이미지를 넘어, 그 이면의 역사적 맥락과 본질을 파악하려는 태도를 제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