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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우리가 알지 못한 유럽의 속살
원종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역사는 발생한 사건과 사관의 기록인데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대에서는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록만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역사를 왜곡되게 이해할 수 있다. 패자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평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웠던 것이 전부였는데 이 책으로 인하여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튼튼해진 느낌이다.
본문 두 번째 페이지 독수리 문양에 대한 서술을 보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실감하였다. 로마제국의 적통과 부흥의 연관성을 갖고자 나치와 신성로마제국, 비잔티움,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상징으로 사용한 것을 보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왜 생겨 났으며 유럽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00년 전의 공공 건축물과 도로망, 상수도 시스템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니 그 당시 로마의 선진적인 기술력이 과히 놀라울 따름이다.
로마제국이 멸망하는데 기독교가 일조하였다는 사실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뿌리가 구약성서를 공유하기 때문에 여호와나 야훼나 알라는 동일한 존재이며 ‘아브라함의 종교’라고 불린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종교마다 배척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국 종교의 이름으로 특정 성향의 사람을 악으로 보고 증오하고 공격하는 것은 왠지 어색하고 우울하게 한다. 관용이나 사랑은 이교도나 이단에게는 용인되지 않고 오직 기독교도 내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발원이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같지만 중세전반에는 이슬람 세계가 유럽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문명화 되어 수학, 기하학, 물리학등 자연과학에서 우위에 있었으나 예루살렘을 탄환한다는 명분아래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알렉시우스 1세의 요청으로 교황 우르바누스 2세의 주도하에 십자군이 창설되었으나 본래의 명분은 외면한 체 점점 비대한 조직으로 변화되면서 무지한 광신도로 변질되어 결국 악의 도당으로 변하여 무차별적인 유대교와 이슬람교도를 학살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팔백 년이 지난 현재도 백인문명에 십자군이 정의와 진리를 수호하는 군대 이미지로 남아 탈레반이나 알카에다등 이슬람 세계를 공격하는 오만과 광기가 남아 있다고 한다. 자아도취에 의한 그릇된 선의 신념은 무지와 광기로 성숙하지 못한 자아인 것이다. 그것이 제국주의, 군국주의,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백인사회를 중심으로 인종, 직업, 종교에 구애 없이 폭넓게 분포된 프리메이슨 회원들의 이야기는 과히 충격적이다. 이들이 십자군 내이 조직이었던 성당기사단의 후예들이며 새로운 세계의 건설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고 그것이 중소 기독교처럼 강력한 뭔가를 찾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나 파리의 자유 여신상 모두가 프리메이슨들의 선물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로마를 기독교가 어떻게 무너뜨렸을까? 첫째 유일신 때문이다. 로마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것처럼 신을 인간과 동일시 하며 현실의 명예로운 삶을 강조하는데 기독교는 유일신을 내세워 사후 내세나 구원을 강조하기 때문에 로마의 사상적 기초를 흔들렸다. 둘째 제국과 황제의 권위를 약화시키는데 일조 하였다. 로마 황제라 하더라도 기독교 사상의 유일신 앞에서는 세속의 지도자일 뿐 세상의 잘잘못에 대하여 상벌을 주관하는 절대적인 힘은 갖고 있지 않으므로 결국 민초들과 같은 인간이며 로마 역시 인간이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리스 로마는 인간 중심주의임 반면 중세는 신 중심주의였으며, 선신은 영의 세계를 지배하고 악신은 물질세계를 지배하므로 영성을 존중하고 추구하였다.
로마의 멸망은 기독교와 게르만족에 의해서이고 게르만족은 프랑크 왕국이다. 로마의 유산을 토대로 확립되었기 때문인지 중세, 근대, 현대까지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프랑크 왕국이 현재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분할되었는데 타국의 정복을 받아 분할된 것이 아니라 프랑크 왕국의 왕자들에게 분할하여 나눠졌으므로 9세기 전까지 프랑크 왕국의 역사를 공유하다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중서유럽 여러 국가로 분할된 것이다. 그래서 샤를마뉴를 라틴어로는 카롤루스 마그누스, 프랑스는 샤를마뉴, 독일어는 카를, 영어로는 찰스라고 불리는 것이다.
로마제국처럼 유럽전체를 정복하려 했던 나폴레옹과 로마의 카이사르는 비슷하면서 다른 인물이었는데 저자가 서술한 내용이 흥미롭다.
나폴레옹 – 심각하고 차분하며 세심한 타입, 천재적이기도 하지만 노력형 인물, 엄청난 독서와 감상문을 작성, 고독하였기에 권력과 야망 그리고 여인의 집착, 권좌에 10년.
카이사르 – 쾌활하고 낙천적이며 농담을 좋아함. 보잘것없는 외모로 귀부인에게 인기폭발, 진정한 천재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살면서 엄청난 성취를 이끌어 냈고 살해 됨, 로마제국의 완성이라는 거대한 업적을 사실상 혼자 힘으로 이끔.
현대화는 서구화를 말하는 것이며 서구화는 르네상스와 시민혁명, 산업혁명을 거쳐 완성된 열강의 힘인 군사력과 경제력인 돈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것이 제국주의와 식민지 정책으로 침탈이 이루어졌으며 동양과 서양, 자본가와 노동자의 힘과 빈부의 차이가 휴머니즘과 계급타파, 평등의 정의를 내세우는 공산주의와 평등이라는 윤리 덕목에 근거한 사회주의가 발현하였다. 타국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체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일본의 제국주의, 독일의 나치즘, 무솔리니의 파시즘, 소련의 스탈린주의, 미국의 신제국주의가 최대의 역사적 오류이다.
마지막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인터넷에서 발취하였다.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에는 편년체, 강목체, 기전체, 기사본말체등이 있는데 편년체는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연월일 순서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생한 일들을 볼 수 있고 인물이나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않으며 공자의 춘추나 우리나라의 조선왕조실록이 대표적이다.
강목체는 주된 내용을 요약한 강과 구체적 서술인 목으로 구성된 방식인데 사건에 대한 윤리적인 평가가 들어간다는 점이 특징이며, 조선 후기에 강조 되었고 시간의 스름에 따라 기록했다는 점에서 편년체 역사서술형식과 비슷하다.
기전체는 인물의 연대기라고 볼 수 있는 인물 중심의 역사서술방식인데 군주의 업적을 다룬 기와 여러분야에서 유명했던 인물의 전기인 전을 담고 있어서 기전체라 하고 군주 중심적이기에 정사의 경우 반드시 기전체로 편찬해야 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사기가 대표적이다.
기사본말체는 사건의 명칭을 제목으로 하여 관련된 기사를 이용하여 그 사건의 전개과정 및 결말을 기술하는 사건 중심적인 방식이다. 사건 중심적인 면은 강목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가장 근대적인 역사서술방법으로 평가된다.
지루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 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아마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서술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유익한 지식이었고 곁에 두고 100% 이해할 수 있을 때 까지 읽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