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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3 - 미천왕, 낙랑 축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진명 작가의 다작에 대해 깊이가 없다고 폄하하는 평을 들었다. 이 말에 공감할 수 없다. 세상에 모든 학생들이 일등일 수 없듯이 모든 작가가 깊이 있는 문학작품만 써야 하는 건 아니다. 그것은 독자가 선택할 몫인 것이다. 깊이 있는 작품을 보고 싶은 독자는 그런 작품을 흥미위주의 작품을 원하면 그것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소설이 fiction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사실 속에서 전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고구려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역사사도 아니고 깊이가 있는 문학작품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고구려라는 책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아공정으로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야욕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 역사조차 알지 못하면서 우리 것이라고 어필하는 것이 모순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저자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야기의 흐름이 빠르고 무협지와 같은 흥미 때문에 빠르게 읽었지만 3권의 포인트는 낙랑의 최비와 고구려의 을불, 선비족 모용외의 리더십과 통치 행태가 아닌가 싶다.
최비와 모용외는 착실하게 준비해온 리더라면 을불은 새로운 리더의 탄생이다.
최비는 주관이 분명하고 규칙준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로 지적이고 자기관리가 뛰어지만 결과 중심적이고 완고한 이미지 때문에 감성보다는 이성에 근거해 결정을 내래는 냉정하고 차가운 원리원칙형 리더로 보인다.
모용외는 건곤일척형 리더로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고 고집이 세나 철두철미함이 부족해 간혹 실수를 범할 때가 있다. 이런 리더의 곁에는 철두철미하고 신중한 안전지향형의 원목중걸 같은 참모가 필요하다.
을불은 사람의 니즈와 마음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여 대인관계가 좋고 조직원들에게 강한 비전과 목표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무성호인형 리더이다.
세 리더의 리더십 중 호불호를 가름할 수 없고 각각 장단점이 있어 보인다.
을불이 고구려 미천왕으로 등극하고 주아영과 혼인을 한다. 주아영은 낙랑과의 전쟁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삼각관계의 한 사람이었던 소청을 제거하고 백제로 하여금 낙랑을 견제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다. 낙랑과 전투에서 승리를 앞두고 있는데 낙랑이 조선유민들을 성에 메달에 방패로 삼자 을불은 퇴각하려 한다. 이에 창조리는 전쟁하는 목적을 묻고 ‘민초의 피는 붉고 병사들의 피는 푸르다고 여기십니까?로 설득하고 고노자 장군은 유민들에게 가서 고구려가 전쟁을 일으킨 이유를 설명하고 기꺼이 죽어 달라고 당부하고 자신이 죽음으로서 본보기를 보인다. 결국 이 두 사람의 살신성인 정신으로 낙랑을 추출된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낼 수 없다. 리더의 곁에는 훌륭한 참모들이 많을수록 leadership은 훨씬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세 리더 곁에도 뛰어난 참모들이 있었지만 유독 고구려에 유능한 참모가 많이 포진되어 있는 것은 작가의 의도인 듯 보인다. 개인적으로 선비족의 모용외에 대해 호감이 갔다. 단순 무식하게 보이지만 심사숙고하는 면이나 주아영과의 약속을 지키는 부분에서 적이지만 그릇이 크다고 생각 하였다. 재미도 재미지만 등장인물들을 하나씩 파헤쳐보는 재미도 내용 못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