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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지에서 서울까지 - 북한여성의 평범한 남한성공기
김수진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7년 8월
평점 :
아오지 탄광! 그곳에서 무엇이 생산되는지는
몰라도, 막연하게 엄청 무서운 곳이라는 이야기를 어렸을 적부터 들었던 것 같다.
한국전쟁 직후에는 포로들이 갱도로 보내졌고, 그
후에는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사상범들이 보내졌는데, 열악한 갱도에서 사고나 학살로 죽은 사람이 많아서
그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자료를 찾아 보니 아오지는 남북한을 통틀어 가장 우수한 갈탄량(휘발분 41%, 고정탄소31% 발열량 6,225cal)이 매장되어 1936년 석탄 액화 공장이 세워지면서
공업도시로 바뀌었다고 한다. 현재 명칭은 김일성이 방문한 날을 기념하는 뜻으로 6.13 탄광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석탄을 채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함경북도 은덕군에 위치한 ‘아오지’라는
지명은 여진족의 말로’불타는 돌’이란 뜻이라고 한다. 아마 석탄을 의미 하는 듯 하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48년간 살고 있는데
전 재산이 꼴랑 살고 있는 아파트뿐이다. 저자에 비해 조건이 훨씬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재산이
이게 전부라니,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평균 가장에 비해 결코 잘못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졸업하고 군복무 마치고 20중후반에 사회에
나와 결혼하고, 아이 둘 키우는 일이 생각보다 녹녹하지 않는 삶이기 때문이다.
굳이 저자와 비교 한다면 그녀는 아주 잘된 케이스이고 나는 아주 평범한 케이스일 뿐이다. 하지만 그녀의 삶이 대단하긴 하다.
우리회사에도 탈북자 직원이 한 명 있다. 어렸을
때 내려와서 그런지 말투 억양도 강하지 않고 성격도 밝고 매우 성실하다. 특히 돈 모으는 것도 또래에
비해 월등 한 것 같다. 못하는 운동도 없고, 기타도 야무지게
친다.
언론을 보면 북한은 굶주리고 헐 벗어 곧 붕괴 될 것처럼 묘사되던데, 연일 미사일을 쏴 올리고, 원자 폭탄, 수소 폭탄 실험을 하는 것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GDP 3만불 시대에 도래한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북한 사회를 바라보기 때문에 굶주리고 헐 벗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오로지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은 나 몰라라 하고 세계 이목에만 집중하는 것인지?
저자나 우리 직원을 보면서 느낀 점은 사회나 체제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사람 즉 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함경북도 경흥군(아오지)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석탄 단과 대학의 교수로 어머니는 큰 기업의
회계사로 근무하였기에 엘리트집안에서 부유하게 성장 한 것 같다.
만약 남편의 출장 중에 여직원이 탈북 하지 않았으면 북한에서도 잘 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옛말이 있듯, 저자는 기본적으로 세상을 보는 안목이 높은 사람으로 보인다. 어쩌면
시베리아에 버려졌어도 그곳의 상권을 주무르면 큰 손이 되었을 것이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처럼 세상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자의 성공을 그 사람 개인의 능력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저자는 현실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을 2가지로
나눠 놓았다.
첫째 현실적인 부분 - 3년만 북한이라고
생각하라.
1.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것과 이별하라. 인맥, 물건, 사치품 등과 이별하라.
2.
새로운 곳에 정착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자본은 건드리지 말고, 새로운 수입원을 반드시 찾아라. 가급적 다양한 일자리를 경험해 보라.
3.
매일 매일 저축하며 통장에 돈이 쌓여가는 재미를 느껴보라. 그리고 미래를
그려보라. 현재의 고통은 금방 누그러진다.
4.
여러 직업을 체험해 봤으니 나랑 가장 잘 맞는 업종을 선택하여 창업하라. 작은
투자부터 시작하여 점점 키워 나가게 되면 나도 모르게 성장되어 있을 것이다.
둘째 정신적인 부분 – 탈북민에게 한 말이지만
누가 들어도 좋을 듯 하다.
1.
귀를 열고 경청하고 나를 알리지 마라. 나의 약점을 굳이 이야기 하지 말고
행동으로 상대를 신뢰 시키면 된다.
2.
자기 기준을 알고 감당되는 행동을 하라.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
진다는 속담처럼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지 못하면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3.
1%의 승률에 도전하라. 복권을 사지도 않고
복권에 당첨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도 있다. 일단 부딪쳐봐야 성공인지 실패지 알지 생각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4.
책을 읽어라. 더 이상 보충 설명이 필요 없다.
5.
소유욕을 멀리, 높게 두라. 일희일비하지
말고 목표를 위해 정진 하라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성공 담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인이란 임제선사의 가르침처럼 있는 곳에 주인이 되어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물에 대한 성공도 좋지만 저자가 계획한 대로 탈북민들을 도울 수 있는 또는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에 치중하여 정신에 대한 성공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