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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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60년 동안에 걸쳐 집필했다고 하는데, 이런걸 쓰는데 60년이나 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장의 깊은 맛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파우스트보다 잘 쓰여진 고전도 많은데 왜 심금을 울리면서 고전중의 고전이라 했을까?

원서가 아닌 번역서를 읽어 아름답고 깊은 맛을 감지해 내지 못한 것일까? 아님 기독교인이 아니라 기독교적 사상을 이해하지 못한 탓일까? 혼란스럽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단역은 두고, 다음은 비중 있는 인물들이다. 바그너(파우스트 조수), 메피스토펠레스(악마), 마르가레테(= 그레트 헨, 파우스트의 연인), 마르테(마르가레테의 옆집 아줌마), 발렌틴(그레트헨의 오빠)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천상에서 주님과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만나 주님의 종인 파우스트를 시험에 들게 하는 내기를 한다.

파우스트는 철학, 법학, 의학, 신학까지 섭렵하여, 회의나 의혹에 괴로워하지 않고, 지옥이나 악마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무언가 올바른 것을 알았다는 자부심도 없고, 인간을 선도하고 개선시키기 위한 가르침에서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 죽음의 유혹에 빠진다.

프로이트와 라캉의 죽음 충동에 의하면 외부를 대상으로 복수를 감당할만하지 못할 만큼 철저히 무너지면 자신을 대상으로 몰아가게 되어 심각한 우울증이나 자살 같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라고 했다. 파우스트가 이런 트랩에 빠진 건가?

 

이에 메피스토펠레스 파우스트와이 세상에선 내가 하인 노릇을 하며 당신의 지시에 따라 쉬지 않고 일하겠습니다. 그 대신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날 땐, 당신이 내게 같은 일을 해 주셔야 합니다.’라는 계약을 맺고, 마녀의 물약을 먹자 귀공자의 모습으로 변한다.

파우스트는 마르가레테와 사랑에 빠지고, 임신까지 하지만, 악마의 훼방으로 그레트헨은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아기를 물 속에 빠뜨리고,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의 오빠를 살해한다. 이에 마르가레테는 감옥에 갇히고 파우스트는 구하려 하지만, 그녀는 감옥에 남아 하느님의 심판을 받기를 원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심판을 받았다고 하고, 하느님은 구원을 받았다라는 내용으로 1부가 끝난다.

 

마르가레테 일가는 파우스트와의 한번의 사랑으로 모두가 죽음을 맞이한다. 일가족이 다 죽어야 하는 이유는 뭐지? 악마의 저주 때문이다.

악마는 파우스트에게 쾌락만 충족시켜주면 타락할 것으로 믿고, 그레트헨을 만나게 하고, 정욕의 쾌락을 주었으나, 그들은 더 나아가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메피스토펠레스는 그레트헨에게는 어머니와 아이를, 파우스트에게는 오빠를 살해하게 하여 모두를 망쳐 버린다. 메피스토펠레스가 나사 빠진 악마 같이 묘사 되었지만 그레트헨의 가족에겐 무시무시한 악마였던 것이다.

 

그나마 위안은 파우스트나 주님 모두가 악마를 기망하였다는 것이다. 파우스트는 이승에서 미지의 세계까지 경험하며 온갖 쾌락을 누렸으나, 결국 그의 노예가 되지 않았고, 주님은 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라는 말로 인하여 사후에는 주님이 천국으로 데리고 가버린다. 내가 봤을 땐 악마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이란 말을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는 지적 욕망, 성적욕망, 권력욕망이 발현되는데 매슬로의 욕구 설에 의하면 성적욕망은 생리적 욕구이고, 권력 욕망은 존경의 욕구이고, 지적 욕망은 자아실현의 욕구라는 생각이 든다.

하위단계의 욕망이 충족되면 상위 단계의 욕망으로 옮겨 가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나는 이렇게 상위 단계로 충족시켜 가는 것은 행복이라 정의 하고 싶다. 그렇다면 괴테는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일까? 나는 쾌락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행복과 쾌락은 닮은 듯 하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지만, 먹는 쾌락은 10, 구매로 인한 쾌락이 30, 격렬한 섹스는 50정도 이고, 도박은 150, 마약은 155 정도의 쾌락이라고 한다. 이렇듯 쾌락은 지속될 수가 없다. ? 그 쾌락이 충족되면 더 강한 쾌락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쾌락의 말로는 결국 죽음뿐이다. 인간은 쾌락을 원칙으로 삶을 구하면 죽음 충동으로 내달리는 존재라는 것이다.

쾌락보다는 행복을 추구 합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 사용하지 않는 재산은 무거운 짐이 될 따름이다.’

재산이란 유 무형의 것을 말한다. 지식이든 돈이든 뭐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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