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빠와 등골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3
김경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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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모레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동화나 청소년 문학 심지어는 만화까지도 읽는다. 가끔이긴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 이유가 있다. 첫째 교훈이 있다. 둘째 쉽게 쓰여져 읽기가 편하다. 셋째 기존의 지식과 혼합되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현실과 접목시키면 생각이 많아진다.) 넷째 자녀들과 함께 읽고 소통할 수 있다. 다섯 체계적으로 교육받지 못한 육아교육에 대해 진취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브랜드 썰전도 위의 이유와 유사한 점이 많다.

 

북한 군이 중2 때문에 공격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변덕이 심한 중2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주인공 현수 부모와 공감대가 형성 되었다.

부모들의 학창시절과 아이들의 학창시절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긴 하지만 성장 풍속도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달라진 이유가 뭘까? 이유가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자본주의 굴기의 과정과 문명의 발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우리 아이들처럼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 학교수업이 끝나자 마자 산으로 들로 뛰어가 놀다 간신히 숙제나 해서 학교에 갔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다간 성장도 하기 전에 도태 당하기 십상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졌다.

경쟁 때문만은 아니고 여기에 몇 가지 문제가 결합되면서 훨씬 심각해졌다.

 

첫째 부모들은 자신들의 삶이 여유롭지 않다는 생각에, 자녀만큼은 여유롭게 해주고 싶어 자신의 노후를 저당 잡혀 물질적 정신적 자원을 자녀 키우는 데 올인 해 버린다.

이런 문제는 정부에서 사교육을 통제해 버리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같은데??

둘째 부모들의 이런 생각을 반영이라고 하듯 사교육비 시장이 30조원으로 어마어마해졌다. 이것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문제이고 공교육의 직무유기라고 본다. 아마 가처분 소득의 절반 이상이 자녀 양육비로 들어 갈 것이다. 언론에서 학원 한 번도 다니지 않고 공부 했는데 수석을 했느니 만점을 맞았느니 하는 것은 모두 거짓일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외고, 특목고, 자사고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이 사교육으로 무장한 학생들이었다.

셋째 구조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엘리트주의 때문이다.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것은 과거부터 내려오는 현상이지만, 점점 심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특정 대학, 학벌주의, 권력, 금력, 지식, 명예 등 사회적 가치를 통해 엘리트에 진입하려 한다. 일반인 들이 여기에 편입하기 위해선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밖에 없고, 그것이 가장 쉬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 굴기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교통, 통신, 정보 등 모든 것들이 갈수록 빨라지고 방대해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는 애 어른 할 것 없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정보가 유익한 것이라면 몰라도 유해한 것이라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인공 현수가 수 백만 원 하는 캐나다 구스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은 유해한 정보를 습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현수 아빠의 당부처럼 타인의 의지대로 인생을 산다면 불행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현수의 말처럼 착한 브랜드도 있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는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여 주머니를 긁어 내려는 속셈이 훨씬 짙다. 또한 브랜드가 자신만의 개성이나 색깔을 나타내고 일시적인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개성은 성인이 되어 나타내면 되고, 유행이라면 그렇게 비싼 대가를 치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런 상황이 나에게 주어졌다면 화 내지 않고 현수 아빠처럼 자연스럽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어렵겠지만 공부를 좀더 해서 그렇게 접근해 볼 작정이다.

 

교훈적인 내용이 많은 책이다. 2 현수가 등장하지만, 무늬만 중2이고 대화의 내용과 수준은 성인 뺨치는 수준이다. 몇 가지 내용을 발췌해 보았다.

현수 친구 태지는 인간이 물건에 집착하기 때문에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다. 인간이 이쯤에서 탐욕을 멈추지 않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랜드의 어원은 brandr(스칸디나비아 말로 불로 지진다는 의미)로 인권을 유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손대지 마 -> 나를 선택해 라는 언어의 순화를 가져왔지만, 여전히 사회계층의 계급을 만드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브랜드만 키워 큰 돈을 벌고 있지만, 인권, 노동, 환경, 윤리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가급적 선 순환이 될 수 있는 소비패턴이 이루어 져야 한다.

설득하고 싶다면 이성적으로 말하지 말고 흥미롭게 말하라. 이성적으로 이야기 하면 대립될 수 밖에 없다. 상대에게 흥미를 주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세상에 하나뿐인 원본으로 태어나서 죽을 때는 비슷비슷한 복사본으로 죽는다. 상당히 의미가 있는 말이다. 이건 타인의 눈 높이를 맞추면 산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제도권 안에 들어있지 않는 사람들을 배척한다. 때문에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다. 딜레마인 건 사실이다.

우리는 갖고 싶은 것을 처음 갖게 될 때 기분이 굉장히 좋아진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기분을 상승시키지 못한다. 이것은 한계효용이란 경제적 용어를 들어 설명하였다.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만년필을 사 모으는 것이 취미다. 구입할 때는 기분이 정말 좋은데, 수량이 많아지니까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회의가 들 때도 있다.

자신이 하는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다.라는 말 또한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법적인 의무는 아니지만, 도덕적 의무가 동반된 사유의 의무 또한 인간이 해야 할 중요한 의무라고 하였다.

친일파들은 그 당시 상황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목숨을 내 걸고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왜 그렇게 했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학부모, 학생, 선생님, 정책 입안자 등 어떤 사람이 읽어도 교훈이 될만하다. 짧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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