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3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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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 국정교과서 논란만 보더라도 여당과 우파세력들은 찬성을 하고 야당과 좌파세력들은 반대를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동시대 사람들은 모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난 후 후손들이 역사를 통해 판단할 것이다. 역사와 사회를 바르게 통찰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국민이 분열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우리나라를 통치하는 리더들을 보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제 밥 그릇 챙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국가 지도자들이 국민들을 안중에도 없어하는 걸 보고, 경영자들도 노동자들을 안중에도 없어 한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권리를 찾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 웹툰의 핵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초. 중등학교 수업에 노동관련 수업이 있고,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심지어는 단체교섭방법 등에 대해 토의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성인이 되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반항하는 것 조차 불법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마도 언론이 정부나 사측의 편에 서서 악의적인 기사를 써,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동자들 또한 자신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 한, 타인의 억울한 사정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이기주의를 기업이 적절히 이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수인 과장이 노조가입서를 내밀었을 때 피해가 올까 봐 슬슬 피하기만 하던 사람들이 막상 자신에게 불똥이 떨어지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노조에 가입하는 걸 보면,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약하고 무지하다. 때문에 이수인처럼 송곳 같은 선동자가 이 사회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희생은 감수 해야 한다.

 

농업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의 권리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었으나, 산업혁명 이후 기술발달로 대량생산이 시작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가 땅에 떨어졌다.

노동력이 점점 기계로 대체 되면서 향후 인간의 미래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걱정되는 부분이다. 근로자들의 권리도 문제지만, 경영자들도 차세대 먹거리를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성장과 분배가 대치될 때 개인적으로 성장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남미국가들은 좌파 정권이 들어선 후 성장보다는 포플리즘적 성격으로 분배를 선택하는 바람에 국가 디폴트 상태가 다가오고 있다.

대부분의 노사관계는 제로섬 게임으로 알고 치킨게임을 벌이는데,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플러스 섬 게임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도 있고 흙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이런 계급사회자체도 불만이긴 하지만, 이것까지 어찌할 수 없으니 접어 둔다 치더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줬으면 좋겠다. 노동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 노동을 하지만, 인간답게 살 권리까지 포기한 적은 없다.

 

노조를 하는 이들은 노조용어에 대해 잘 알고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것 같아 약어로 쓰인 지노위, 중노위, 교선부장이란 용어를 아래와 같이 발췌하였다.

지노위는 지방노동위원회로 고용노동부장관 소속으로 해당 관할 구역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주된 사업장 소재지의 지방 노동위원회가 관장한다. 이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 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되어 위촉되고, 중재, 부당노동행위의 판정, 구제에 대한 1심의 절차를 담당한다.

중노위는 중앙노동위원회로 고용노동부 장관 소속으로 지방노동위원회 및 특별노동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재심, 긴급조정 및 중재의 권한을 갖는다

교선부장은 교육부장과 선전부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노조교육에 대한 사항과, 선전에 대한 사상을 책임지고 있는 노조 간부이다.

 

제대로 작동하는 규칙은 사적 권력을 축소시킨다. 그래서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규칙이 잘 작동하는 것을 꺼려 한다. 그들은 규칙을 바닥에 딸린 그물처럼 꺼진 신호등처럼 방치한다. 잠든 규칙은 권력이 공격받을 때 선택적으로 호출된다.’근로자들의 준법투쟁에 대응하는 방법이 준법감시다. 회사라는 현실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방법이다. 회사가 시스템대로 움직이면, 높은 사람의 일이 축소되기에 권한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은 권한을 나눠주지 않고 독점한다. 때문에 부하들은 시스템이나 업무 보다 상사의 눈치를 본다. 이것은 회사에 이익을 저해하는 요인이고, 단지 상사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이다.

조직은 계약서에 적힌 규칙과 통제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일에 대한 책임감, 동료에 대한 연민과 우정, 조직에 대한 소속감, 인간의 선함과 약함에 기댄 관행들을 제거하면 조직은 멈춘다. 합리성을 강요하는 모든 조직은 비합리적 인간성에 기생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는, 인간보다 인간을 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립학교 중 최고를 자랑하는 하나고라는 곳에서 공익제보 한 국어 선생님이 있다. 최고라는 기준이 학생의 자질인지, 학부모들의 재력인지, 아님 최고의 등록금인지, 불투명한 학교 행정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 선생님이 학교와 재단, 학부모, 재학생, 졸업생들로부터 마녀 사냥을 당하고 있다. 하나고라는 곳의 명예에 흠집을 냈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명예이고 어떤 것이 불의인지도 판단하지 못한 하나고를 보니 최고의 똥통학교임에 틀림이 없다.

이튼스쿨 졸업생처럼 노블레스 오블레주는 실천하지 못할 망정, 불의에 동참만이라도 하지만 말았으면 좋겠다.

개인의 손해를 감수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송곳 같은 사람들을 국민들이 지켜줘야 좋은 국가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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