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곳 1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TV는 많이 보지 않은 편인데 주말에 채널을 돌리다 우연하게 송곳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무슨 내용인지 스캔만 하려 했는데 끝날 때까지 보게 되었다. 드라마
원작이 송곳이란 사실을 알게 되어 세트를 주문했는데, 도착한 걸 보니 현재까지 3권이고, 미완이라 추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2003년 프랑스 대형마트 까르프에서
일어난 실제 노조 조직 과정이 배경이다.
주인공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관리자 이수인과 과거에 노동운동을 하다 고문을
받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노동자를 무료로 돕는 부진 노동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구고신이다. 구고신은 개인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는 하종강씨가 모델이라고 한다.
범인들은 이들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없다. 송곳처럼
삐져 나오면 망치로 맞기 때문이다.
불의에 대항하여 분노하는 것이 지식인의 도리이고, 젊음의
특권임에도 불구하고, 속으로만 분노하며 겉으로 표출을 하지 못한다.
주인공들은 이 시대가 원하는 표본이고 영웅이다. 슈퍼맨이나
베트맨 이런 영웅보다 훨씬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회는 그런 영웅들이 발 붙일 수 있게 가만 놔 두지 않는다.
행여 우리 아이들이 이런 길을 간다고 했을 때 박수 치며 환영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과를 보지 않아도 고생문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1권의 줄거리는 이수인이 송곳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원판 불변의 법칙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가정교육이었다.
이수인의 이런 성격은 군인과 너무 잘 맞을 것 같았다. 특히 육사는 더 잘 맞을 줄 알았는데 그곳에서도 사회와 같은 부조리가 자행된다니 가슴이 답답하다.
이론상으로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간다.’고 했는데 300명 동기 중 송곳이 이수인
밖에 없다니……
생사가 불투명한 노숙자보다, 그가 덮고
있던 박스를 욕심 내는 할아버지.
같이 근무 하다 다친 동료의 산업재해를 알고도 자기에게 피해가 갈까 증인을 거부하는
노동자들.
정권의 시녀가 되어 부하와 생도들에게 보수 정당을 찍으라고 묵시적 강요하는 훈육관.
잘못된 지시에 방관하는 사관 생도들.
아들의 권력을 등에 업고 일용노무자의 임금을 떼어 먹으려는 건설회사 사장.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부하직원들을 잘라내는 과,
부장의 중간 간부들.
수 개월 동안 노동력을 착취하고, 오토바이
사고 냈다고 임금을 체불한 중국집 사장.
사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나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성하고 불의에 조금이라도 분노하는 연습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