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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보풀랜드입니다 - 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3
공지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8월
평점 :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둘이다.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아이들과 함께 읽고 공유하고 싶었는데, 내용을 읽어 보니 공유여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된다.
생명의 소중함이나 판타지한 배경, 아름다운
글 솜씨는 공유하기에 충분한데, 사랑, 섹스, 낙태……. 같이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중학생이 감당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는 정체성이 확립되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기 보다는
어른(부모, 멘토 등)과
상의 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사춘기 청소년의 경우 2차 성징이 일어
나면서 육체적 정신적인 변화가 생각보다 크게 일어 난다. 여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남자의 경우 반항심과 성적 호기심이 많아 지면서, 성 교육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을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감행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이성보다는 본능에 충실해 버린 것이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할 점은 이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를 거부 한다면 동물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청소년기 아이들이 성적 호기심이 많아지면서, 성관계에도
눈을 뜨게 된다. 본문에서처럼 여자 친구와 성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고,
성 매매를 통한 경우도 있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또래들끼리 모여 집단 성폭력을 유희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모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모로서 혹은 멘토로서 청소년기 아이들에게‘남녀간의
올바른 성 정체성’을 확립시킬 필요가 있다. 어떤 일을 실행하려
할 때 몇 가지 자문자답을 해 보고 모두 ok 되었을 때 행동으로 옮기는 교육이 되면 좋을 듯 싶다.
첫째 – 실행하려 하는 일이, 사회 통념상 타당하고 부끄러움은 없는가?
둘째 – 이 행위가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편안 한가?
셋째 - 이 선택을 내가 책임지고 감당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성은 성스러운 것이고, 서로가
존중(남자, 여자, 태아까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좀더 현명한 판단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림은 털털한 성격의 중3 여학생으로 식당을
하는 어머니와 고2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지평이라는 남자친구도
있고, 미루의 베프이기도 하다.
귀신 놀이터에서 우연이 만난 노랑모자를 쓴 꼬마를 만나, 엄마 뱃속 동굴을 여행 하면서, 슈가맨 할아버지와 수많은 보풀들을
만난다. 여기서 말하는 보풀은 낙태로 지워진 애들의 총칭이다. 노랑모자는
언니가 수술한 아이이고, 달림의 설득으로 베프 미루는 낙태 대신 아이를 낳기로 한다.
소설이긴 하지만 중3, 고2의 낙태에 대한 내용은 여전히 부담스럽고 끔찍하다. 최신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피임약 복용율이 가장 낮고, 낙태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분류 되는데, 하루에 4천1백명, 1년에 1백50만명의
낙태가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원인을 살펴보면 생명경시풍조(아마도 태아를
인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남야선호 사상, 모자보건법의
死文化, 피임의 무지, 성 교육 부재, 여성 차별, 퇴폐문화 확산, 낙태
시술 의료 윤리 부재 등이다.
성인의 경우에도 원치 않은 임신일 때 61%가
낙태를 선택한다고 한다. 물론 낳는 경우도 36%정도 되지만, 이 경우 또한 정상적인 가정이 꾸려지기 어렵다고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는 모자보건법 상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는 불법이다.
특별한 경우라 함은 배우자가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 강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천 간에 임신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9%뿐이라고 한다.
미혼여성의 낙태가 문제인 이유는 청소년 성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성 개방 속도가 점점 빨라 지면서 10대 미혼모 중 46%가 중 고교 재학생이나 중퇴생이라고 한다. 단순하게 연령이 낮아졌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학업을 중단했을 때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도 문제지만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다.
낙태가 나쁜 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원치
않은 임신으로 다수가 불행해 진다면 그 것 또한 불편한 일이기 때문에 행동하기 전 심사숙고 해야 할 것이다. 최근 10여년 동안 성 개방이 급속화 되면서 혼전 성교는 만연해진 상태이다.
낙태 이유를 살펴 보니 전반적으로 이 사회가 남성위주문화이기 때문인 것 같다.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로 남아가 있어야 가문을 이을 수 있기 때문이고, 여성이
태아를 담고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남성도 태만이다. 본문에서 미루를 임신시킨 종하의
발언 또한 이런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현실과 환상 속을 교묘하게 연결하여 독자들에게 많은 숙제를 남겼다. 만약 내 딸이 미루나 달림이 언니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분명 낙태의 문제점은 인식하지만 자녀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아이들과 공유 해야 할지에 대해서 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딜레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