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세상을 조종해온 세 가지 논리
앨버트 O. 허시먼 지음, 이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리뷰가 늦어졌다. 책 제목만 보고 보수들이 국민들을 현혹시켜 정권을 재 창출하는 꼼수가 들어 있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학문에 가까운 수사학의 통찰을 보여주었다.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최소한 진보와 보수의 개념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 공부해 보았다.

 

보수란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는 것을 말하고, 우리는 우파라는 말과 함께 사용한다. 보수의 특징은 첫째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시장원리를 지지한다. 둘째 개인의 부 축적 과정에서 타인의 손실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 각자의 부를 얻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국가도 함께 부유해지는 것이고 그러면서 사회가 안정되는 것이 자연법칙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셋째 법이나 제도를 대폭 변화하는 것을 꺼려하고 서서히 개선하자고 주장한다. 반공주의, 재벌중심 시장경제 인정, 강력한 대통령제 통치 체제 유지 등의 정책기조를 보인다.

 

진보란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 것으로 좌파라고 한다. 진보의 특징은 첫째 자유시장경제에 문제가 있으므로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사람 사이에 불평등이 존재하는데 국가가 개입하여 부를 골고루 분배하여 불평등을 없애거나 줄이려 한다. 민주화, 복지확대, 사회 재 분배, 공공 교육, 공공 의료, 사회 간접자본의 국가 소유, 서민 정책 등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좌파 우파라는 말은 프랑스 대혁명 때 유래되었는데, 왼쪽에 앉았던 공화파는 왕정을 무너뜨리고 프랑스를 변화시키자고 하였고, 오른쪽에 앉았던 왕당파는 왕정체제를 유지하자고 하였다. 이런 자리배치는 루이 16세가 처형된 후에도 지속되었는데 왼쪽에는 서민들을 대표하는 자코뱅파가, 오른쪽에는 부자들을 대표하는 지롱드파가 자리 잡아, 급진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진보를 좌파, 점진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은 우파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해방 후 이념에 따라 남쪽은 우파성향의 지도자가, 북쪽은 좌파성향의 지도자로 나뉘어 졌는데, 한국전쟁 후 좌파는 북한을 나타내는 말이 되어 버렸다. 이에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은 정권의 대치는 적으로 간주하고, 정부에 반항하는 사람을 좌파, 좌익,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탄압하였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진보는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진보가 이로운지 보수가 이로운지 이분법으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 아래 인간 존엄을 실현하는 정치 이념이 실현되는 것이 국가 발전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당은 대부분이 보수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보수가 맞고, 정의당 정도가 진보라 봐야 할 듯하다.

 

이렇게 기본기를 닦은 후 본격적으로 보수가 어떻게 지배하는지 공부해 보자.

이 책은 250페이지 정도가 되지만 사실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역효과 명제 진보가 추구하는 개혁이 목적과 정확히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복지국가 목적은 서민을 위한 것인데 혜택은 중산층이 받고 있다는 논리를 펴서 진보의 정책을 무산시키려는 의도이다.

둘째. 무용명제 진보가 추구하는 개혁이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진보가 요청해서 개혁 하여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노력을 했는데,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는가? 민노당 권영길 후보가 살림살이 좀 낫아 지셨습니까?’라는 말을 했는데 보수에서 맨날 대통령 했는데 뭐가 달라 졌느냐는 역설인 것이다.

셋째. 위험명제 진보가 추구하는 개혁이 그 차체로는 바람직할지 모르겠지만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수반되어 그리스 꼴이 날 수 있다는 논리로 국민을 설득시켜 정책을 무산시키는 프레임이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 행동하지 않는 것이 3가지 명제보다 훨씬 위험하다. 보수가 변하지 않으므로 진보는 진영논리만 고집하지 말고, 역사의 흐름을 이끌어갈 사명감이 있다는 자세로 사회를 변화 시켜야 할 것이다.

 

미국의 36대 린든존슨 대통령은 이런 말을 했다. ‘대통령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아는 것이다.‘ 그네 누나도 현재 사람과 정책이 거부 당하고 기밀이 누설되는 레임덕을 겪고 있지만, 옳은 일이 무엇인지 알았음 좋겠다.

유권자들이 정당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가 싫어서 이고, 다음은 좋아서이고 다음은 필요해서 이다.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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