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8 황석영 대하소설 8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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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주계가 종사관 최형기에게 발각되면서 북성은 죽고, 억기는 함정에 걸려 포청에 이실직고 하여 포상을 받고 풀려났으나, 그의 배신으로 살주계는 결국 사달이 나고, 중길은 쫓기는 신세가 되었지만 모신의 활약으로 검계와 합류하여, 배신자 억기를 산지니가 죽이고, 시동이가 총으로 최형기를 살해하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오히려 최형기의 꼼수에 빠져 옹장이 아들이 잡히고, 살주계와 검계의 은신처와 거점들이 차례로 점령 당한다.

종사관 최형기란 인물은 조정에서 보면 유능한 경찰관임에 틀임이 없다. 하지만 기득권에 붙어 기생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때문에 약한 백성에게는 한치의 과오도 용서치 않지만 기득권들의 과오에 상당히 너그럽다. 이런 사람이 기득권으로 올라 섰을 때 기존 것들보다 더 백성들을 탄압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의 최형기는 기득권의 신임도 받지 못하고 백성들에게 미움 받는 까마귀 같은 신세이다. 이런 자일수록 권력욕이 많다.

 

억기 살해 후 석씨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던 산진은 덕구네 주막에서 최형기에게 잡혀 옥살이를 하게 되자, 석씨는 아이들을 친정에 맡기고 옥 바라지를 한다. 하지만 검계 일당은 산진을 구해낼 방도 없자, 기왕 죽을 바에 검계에 이롭게 할 계책으로 以夷制夷(당파가 다른 양반들을 이용하여 서로를 치는 것)를 짜내 산진과 석씨를 기망하자, 산진은 망나니의 칼에 죽고 석씨는 목을 메달아 죽는다.

개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산진과 석씨와의 관계다. 누이동생 사이인지 사랑하는 사이인지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산진이는 사랑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고 석씨는 동생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씨가 어린 자녀를 팽개치고 목숨을 버려야 했나? 결국 겉으로 들어나기는 동생이었지만 속으로 석씨도 산진이를 사모하였던 것 같다.

 

구월산의 장길산 일당은 조읍포창의 세곡으로 큰 재물을 모은 문수골의 유사과의 집을 털어 백성들을 구휼하고자 각본은 짜는데, 스토리가 아주 재미 있다.

김기는 한양에서 정2품 벼슬을 하고 있는 신승지 아우로 위장하여 산소자리를 보러 왔다고 둘러대 유사과와 친분을 맺었고, 말득은 김기의 하인 역할을 하였고, 변두령과 마감동은 포교 부장으로 위장하였고, 우대용은 전국에 수배가 내린 흉적의 역할을 하였고, 최흥복은 포도군의 토포사 역할, 김선일과 강선흥은 장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말이 있듯, 재산이 많은 자는 지위와 명예를 욕심 내고, 지위나 명예가 있는 자는 재산을 욕심 낸다. 한양의 높은 벼슬을 하는 사람의 라인 이라고 하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김기에게 붙었다. 그 정도 재력이면 벼슬 이런 것 부럽지 않았을 텐데 욕심이 과해도 너무 과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자들이 벼슬을 하게 되면 재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물론 이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이루어 질리 만무하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선 순환고리를 탄 것이고 국가나 백성의 입장에서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요즘 한달 째 진행되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가 이와 뭐가 다른가? 국무총리 이완구, 부산시장 서병수, 대통령 전 현직 비서실장 허태열, 김기춘, 이병기, 경남지사 홍준표, 인천시장 유정복, 국회의원이며 친박의 좌장 격인 홍문종이 리스트 인물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들을 옹호하고 있다. 도대체 정치하는 인간들이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연일 물타기 하려는 새누리당과 언론들, 그리고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 어느 한 곳 정상적인 곳이 없다.

어쩌면 수백 년이 지닌 과거나 지금이나 달라 것이 없단 말인가?

개탄스럽다.

 

우리 국민들도 장길산 일당처럼 행동해야 하는데, 도대체 언론 때문에 일치를 볼 수가 없다. 행동하는 것이 누굴 처단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선거 때 표로 보여주면 되는데, 왜 나한테 유리한지 불리한지 따지지 않고 투표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아무리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하지만 좀더 잘 한 사람이 있을 텐데 좀더 검증하여 그런 사람에게 투표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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