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3 황석영 대하소설 3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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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산은 양부모님의 뜻에 따라 봉순이와 결혼을 하고 갑송이도 덩달아 여사당 도화와 결혼을 하게 되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 결혼식 모임에 양 당사자를 포함하여 박대근, 김기, 강선홍, 우대용, 마감동, 오만석 등이 손가락에 피를 내어 형제의 의를 맺는다.

풍열스님이 길산에게 유마거사와 같은 사람이 되어 중생을 사랑하라고 하면서 금강산의 운부스님을 찾아 가라고 한다. 유마거사는 불법에 통달한 도인으로 혼탁한 세상 속에서 구제하기 힘든 중생을 과감히 껴안으라고 하였고, 가상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길산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암시 하는 듯 하다.

불교 이야기가 나와서 대승불교와 소승 불교에 대해 알아 보자

대승불교의 목적은 중생구제다. 대승은 큰 수레라는 뜻으로 대중을 구제 하라는 의미에서 유래 되었다. 석가모니에게 한정되었던 보살의 개념을 넓혀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여 중생을 보살로 보고 자기만의 해탈보다는 남을 보살피는 보살의 역할을 이상이념으로 삼아 광범위한 포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도에서 발달한 대승불교는 한나라 때 중국으로 갔다가 몽골, 티베트, 한국, 일본 등 북방불교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고구려 문자왕 때 용수의 삼론종을 비롯하여 법상종, 화엄종, 천태종, 진언종, 율종, 선종 등이 이에 속한다.

소승불교 - 작은 수레라는 뜻으로 수행자 자신의 모습을 살펴 각자의 정신세계에 몰입하고 사회와는 분리된 엄격한 수행을 강조하고 그를 통해 개인의 해탈을 강조한다. 이런 해탈을 통해 얻어진 이상적 존재를 아라한 또는 나한이라고 하였다. 소승불교는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보급되어 스리랑카, 타이, 베트남, 라오스 등지로 보급되어 이를 남방불교라 한다.

나온 김에 하나 더 교종과 선종에 대해 살펴 보자

교종은 불교교리와 경전을 중시하고, 이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간과 자연이 현실적으로 연기의 법칙에 따라 서로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를 깨닫고 실천하면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사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삼국시대에 불교가 도입되다 보니 귀족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자신들만 배우고 익혀 귀족만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착각했다.

선종은 선불교라 불리고, 인간은 원래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품성을 지닌 존재여서 개인이 수행과 해탈을 통해 부처의 성품임을 깨달을 때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종은 언어나 문자를 거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으로 수행 법은 참선을 중시한다. 우리나라의 선종은 교종의 기세에 눌려 있다가 고려 중기 지눌과 보우의 출현으로 중흥을 맡다가  선종내에 조계종파가 생겼지만 조선 왕조의 억불 정책에 따라 쇠퇴 하다가 조선 중기 서산대사는 교선 일치를 주장하였다.

길산은 큰 뜻을 이루기 위해 금강산으로 향하다가 서녀라는 아이에게 보따리를 잃어 버리고 찾는 과정에서 그의 오빠 오공랑과 친분을 갖고 이들 가족을 김기에게 보내 훗날을 기약하였고, 정학과의 싸움으로 의형제가 되었다. 옛날 사람들은 싸우고 이기면 형님이고 지면 동생 했던 모양이다. 힘 약한 사람은 뭥미?

3권에서는 길산 보다는 묘옥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묘옥은 고달근 사당패를 따라 다니다 이경순이라는 여주 도자기 분원을 하는 이도장을 만났는데, 이 사람의 행실이 범인과는 다르다. 사실 여자라면 장길산 보다 이경순 같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여자 사랑할 줄 알지, 재산 많지, 의리 있지, 성격 좋지, 터프하지, 자상하지....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참 양반이 아닌 게 흠이다.

조강지처가 있었지만 묘옥을 첩에 앉히고 아들을 보려고 하다가, 일이 꼬이는 바람에 묘옥은 떠나고, 조강지처는 죽고, 재물은 모두 빼앗기고, 본인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과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자는 하늘이 가만 두지 않는 것 같다.

유치옥은 아들 때문에 큰 화를 당하고, 아들 유필준은 덜 떨어진 성격 때문에 죽도록 쳐 맞고, 이경순은 묘옥이를 탐하다 모든 걸 잃고, 이방은 이경순의 재산을 탐하다 목숨을 잃는다 

이경순이 이방의 음모에 휘말려 구속 당하자 경순 아내는 묘옥에게 노자를 주며 떠나라고 하자 서울 송파 나루에 도착한다. 눈 뜨고도 코 베어가는 세상에 온 묘옥은 경순아내에게 받은 전 재산을 치기 당하고 남의 집 빨래를 해주던 중 장쇠의 도움을 받아 보퉁이 찾고, 장쇠 가족과 주막집을 열며 기반을 잡는다.

한편 고달근과 황회는 안성 유동지에서 장물을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올라와 인신매매를 하다 색주가에서 묘옥의 소식을 듣고 묘옥을 찾아가 몸값을 요구한다.

여리고 착하고 항상 당하고만 있을 줄 알았던 묘옥이 고달근을 향해 '나를 여염집 초년이나 종년으로 알았다간 큰 코 다친다. 나도 명색이 작부질 석삼년으로 궁둥이가 큰 년이여' 라고 하자 오히려 고달근이 앗 뜨거 한다.

3권에서의 교훈은 첫째 기업가와 공무원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없다. 둘째 사람의 인연이란 알 수 없으므로 죄 짓고 살지 말자. 셋째 나보다 좀 못한 사람에게 잘 대하자.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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