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같은 책을 읽지만 읽고 난 후의 소감은 각기 다르다. 아마 추구하는 바가 각기 달라서 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이다. 본인이 관심 있어 것만 눈에 들어오고 흥미를 가진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 낸 느낌을 받았다. 12권의 주옥 같은 고전에서 내가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부분을 족집게 과외로 집어주었다.

착한 사람들은 왜 모두가 가난한가? 또한 가난은 누구의 책임인가? 저자는 사람을 죽인 라스꼴리니꼬프도 죽은 리자베따도, 몸을 판 소냐도 모두 착함 속에 포함 하였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기준과는 좀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착함의 기준은 보편성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악한가? 거의가 그렇다. 빌게이츠가 기부도 많이 하는데 악한가? 그렇다. 그는 현재 90조원의 재산이 있고, 지금까지 기부액은 30조원이다. 개인이 내는 기부액 치고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하지만 그는 전세계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엄청난 부를 창출했지만 여전히 악랄한 방법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MS를 통하여 세계 최고 부자가 되었으면 단가를 낮추던지 아님 무료로 배포하여 컴맹탈출에 앞장섰어야 내가 생각하는 착함의 범주에 들어올 수 있다. 영리 기업인이 착함에 포함될 수 없는 이유이다. 워런버핏도 마찬가지 인다. 그가 주식을 해서 번 돈은 다른 수 많은 개미들의 피와 땀인 것이다. 좀 삼천포로 빠진 것 같지만 내 기준은 이렇다.

가난은 누구의 책임인가? 물론 일차적 책임은 본인이다. 저자의 지적처럼 사회의 책임은 없을까? 혹시 있는 자들만의 잔치에 초대된 건 아닐까, 과연 있는 자들이 기득권을 내려 놓고 가난한 사람과 경쟁을 하려고 할까 여러 의문점만 던져 놓고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저자가 결론 내려 놓은 것처럼 아무리 선한 목적을 가졌더라도 수단이 정당하지 못하면 안 된다. 반드시 선한 목적에는 선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먼저 맑은 영혼을 지녀야 한다. 다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진실, 진리,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가 있어야 지식인이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요즘 우리 아이들과 같다. 잘 먹어서 덩치는 커졌는데 뇌는 그대로여서 생각하는 것은 어린아이 그대로다. 남북이 대치하는 국면이라 그런지 색깔논쟁에 휘말리면 치킨게임에서 힘없는 쪽이 소멸해버린다. 어지간하면 용공으로 몰아 없애버린다. 이에 각자 독립을 지켜야 하는 경찰, 검찰, 법원, 헌재까지 일사불란하게 동조한다. 여기에 언론은 나팔수를 자청하여 무지한 국민들을 세뇌시켜 버린다. 이런 쓰레기 더미에서 민주주의란 꽃이 과연 필수 있을까가 의문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후진적인 소모전에서 벗어나 정당하게 경쟁할 수 있을까

저자의 주장처럼 나도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을 줄 알았다. 단지 이 한 문장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을 안다는 것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인구론이 대중의 빈민을 구제하기 위한 책인 줄 알았는데 반대라는 것이다. 잠깐 내용을 살펴보면 전염병을 창궐시켜 가난한 사람을 죽게 만들어 식량 부족을 대비하자는 논리였다. 자연 도태, 적자생존 이런 논리를 적용시킨 듯 하다. 사람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생각하는 것인데 너무 인간을 동물에 가깝게 본 건 아닌가 싶다. 맬서스는 인간의 평등과 생존권을 옹호하는 모든 사상과 이론은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유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이런 부분에서 난 이 사람이 싫다.

맹자는 역성혁명론자이다. 무조건 바꾸라는 얘기가 아니라 폭군이 등장하여 백성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때 간언하고, 반복하여 다시 간언해도 듣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매우 적절한 이론이다. 왕이 백성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죄와벌에서 사회적 책임은 없는가에 대한 대답이 여기서 등장한다. 인간은 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 것을 잘 가꾸고 지켜내야 한다. 선한 본성을 잘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이 국가와 지식인의 책무인 것이다. 여기서 지식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나왔다.

종의 기원이 우생학이나 인종개량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한 맬서스와 마찬가지로 문명국가에서 예방접종과 환경개선 등 국가의 공중 보건 정책과 빈민을 구제하는 복지 정책이 열등한 개체를 제거하는 자연 선택의 작동을 저지 한다고 보았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타적 행동을 하는 이기적 동물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삶의 욕구를 충족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에 대한 욕망은 충족되기 힘들다. 베블런의 주장은 나의 행복은 내가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 또는 내가 소유한 부의 절대량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사람의 것보다 많으냐 적으냐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생활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의 지위가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린다.

유한계급은 생활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부를 만인의 눈 앞에 입증하는 수단으로 소비를 선택하기 때문에 가치가 가격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가치를 결정한다. 이것이 소위 명풍의 경제학이란다.

내가 가진 생각이 정말 내 생각일까? 직접 경험을 통하여 체득한 것인 내 생각일 것이고 간접경험을 통한 체득은 타인의 생각을 내 생각이 혼합되어 다른 생각이 잉태되었을 것이다. 때문에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하고, 언론이 바로 서야 하다. 이방인에서도 그렇고 카나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에서도 언론이 다른 생각을 가졌을 때 겉 잡을 수 없는 왜곡이 발생된다. 사실 이것을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을 전 국민이 가져야 하는데 ……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고전을 읽어야 하고 고전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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